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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관사] '카텐·응접셋트'…구닥다리 '40년' 규정 그대로

백승우 기사입력 2019-07-08 20:05 최종수정 2019-07-08 20:07
1급 관사 단체장 운영규정 관사 1급관사 지방자치 관사 운영비
◀ 앵커 ▶

시, 도지사를 대통령이 임명해서 부리던 관치 시대가 끝나고 지방 자치 시대가 30년 가까이 됐지만 부산시장 관사처럼 권위주의 정권이 만든 관사에 민선 시장이 살고 있는 괴상한 동거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게다가 박정희 정권 때 만든 관사 운영 규정이 그대로 사용되는 곳도 많은데 단적인 예로 '응접셋트와 카텐'이라는 잘못된 표기법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관사에 사는 지자체 장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이어서 백승우 기잡니다.

◀ 리포트 ▶

조례에 있는대로 관사를 쓰고 살림살이를 산 거니 문제 없다는 게 단체장들의 하나같은 말입니다.

[김종천/과천시장]
"제도적으로 관사를 쓰도록 돼 있기도 하고…"

[이항진/여주시장]
"규정에 의해 (관사 비품을) 살 수 있는 거에요."

그래서 전국 243개 지자체들 관사 관련 조례를 전부 샅샅이 훑었습니다.

한 군데만 볼까요?

'관사 운영비 부담' 조항인데요.

"응접셋트, 카텐 등 기본장식물"은 예산으로 살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표기법도 틀렸습니다.

세트와 커튼이 맞습니다.

확인해보니 경북, 경기 과천 등 75곳이 이렇게 똑같이 표기법이 틀렸습니다.

조례 내용도 거의 판박이입니다.

베끼진 않고선 이러긴 힘들겠죠.

언제부터 이랬는지 추적했습니다.

정부 기록물이 보관된 국가기록원을 뒤졌습니다.

1988년, 내무부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장관이 자치구에 시달, 즉 명령한 건데 이런 식으로 조례를 만들라는 겁니다.

여기에 '응접셋트, 카텐' 조항이 나옵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시도지사를 지방장관이라 부르던 시절.

[대한뉴스(1971년 8월)]
"지방장관 회의가 박정희 대통령 주재로 중앙청에서 열렸습니다."

경기도가, 1976년 2월, 각 시군에 관사 운영에 관해 지시한 문건입니다.

빈칸에 시군구 이름만 채우면 바로 쓸 수 있도록 아예 조례를 만들어 내려보냈습니다.

이때도 '응접셋트, 카텐'이 나옵니다.

권위주의 독재정권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시대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경기도만 해도 내무부 통제 밑에 있는 거죠. (경기도가 내무부) 행정계에 일일 동향 보고, 매일 일일 상황 보고도 했다고 하거든요."

박정희 정권 때 시달한 조례와 현재 과천시 조례를 비교하면, 정의부터 관사 구분, 사용허가, 책임, 취소까지 거의 똑같고 타자기로 입력했다는 것만 다릅니다.

틀린 표기법까지 똑같습니다.

1991년 지방의회 시대가 열렸지만, 구색만 갖췄을 뿐, 관치시대 낡은 조례를 그대로 물려받은 겁니다.

[최환용/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
"종전의 지시사항과 같이 중앙정부에서 내려오는 70년대 문건처럼, 내무부 지시 이런 문건처럼 그대로 그냥 지방자치단체 명칭만 바꿔놓고 그대로 다 적용을 해놓고 조례를 만들었던 게 우리나라 지방자치 초기입니다."

단체장들이 문제 없다는 규정은 바로 이런 조례입니다.

[이경일/고성군수]
"규정이 어긋나거나 그런 거는 할 수도 없고…"

[정상혁/보은군수]
"규정에 있고, 불법으로 내가 하는 게 아니잖아요."

관치시대 유물인 관사도 그렇지만, 규정마저 군부독재 정권 때 것 그대롭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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