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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뉴스] "웨딩홀 대표 맡아주게"…압류딱지로 돌아온 '덫'

[당신뉴스] "웨딩홀 대표 맡아주게"…압류딱지로 돌아온 '덫'
입력 2019-07-09 20:23 | 수정 2019-07-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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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엔 시청자들의 제보로 만드는 당신뉴스 시간입니다.

    한 웨딩홀이 폐업을 하면서 40대 업체 대표가 빚더미에 앉게 됐는데, 황당하게도 이 대표는 자신이 웨딩홀에서 경비원으로 일해온, 직원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 직원을 수억원 빚을 진 채무자로 만든건지,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에 문을 닫은 경기도 김포의 웨딩홀입니다.

    이 웨딩홀의 대표이사로 돼 있는 43살 장 모 씨의 자택.

    TV와 에어컨, 피아노에서부터 냉장고와 노트북까지, 집 안 곳곳에 빨간 '압류딱지'가 붙었습니다.

    수억원에 이르는 웨딩홀의 빚을 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 씨는 웨딩홀의 실제 대표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장 모 씨]
    "직원으로 일을 했던 거고, 명의만 대표였지…"

    웨딩홀에서 일했던 직원들도 장 씨가 그냥 허드렛일을 하던 직원이었다고 말합니다.

    [전 웨딩홀 직원]
    "(장 씨는) 시키는 거 하고, 잔심부름 같은 거 하고, '뭐 이거 해라' 그러면 그거 하고…"

    사연은 이렇습니다.

    장 씨는 지난 2017년 3월, 이 웨딩홀에서 경비원으로 취직했습니다.

    그런데, 한달 뒤 당시 웨딩홀 회장 A씨로부터 웨딩홀의 대표이사로 등록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A 회장(장씨와의 통화내용)]
    "사업자 등록증을 하나 내 가지고 세무서에서… 이제 장 씨가 창업을 하는 거야."
    (저요?)
    "그러니까 그렇게 알고."

    장 씨는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웨딩홀을 위탁운영한다는 계약서도 썼습니다.

    명의만 빌려준, 말 그대로 '바지사장'이 된 겁니다.

    [장 씨]
    "회장님 지시에 따라서 보통 일들을 했거든요. '너에게 문제가 되지 않게 해줄 테니까 문제가 없을 거다'…"

    장씨가 실제로 한 일은 회장의 뒤치다꺼리와 웨딩홀의 온갖 잡일이었습니다.

    회장은 장 씨에게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생선을 사거나 마트에서 믹스커피를 사오는 일을 시켰습니다.

    [장 씨]
    "수행기사처럼 운전도 하고, 서류 스캔하고 복사하고, 잔심부름. 꽃꽂이 할 때 돕고…"

    그 사이 웨딩홀 회장은 장 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회사 경비를 처리하고, 장 씨 이름으로 수입 차량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웨딩홀이 운영난으로 폐업하자, 밀린 세금과 보험료 1억 8천만 원, 카드빚 7천만 원을 대표이사로 등재된 장 씨가 물어내게 된 겁니다.

    [장 씨]
    "너무 화가나고 지금 미칠 거 같은데. 왜 내가 이 상황에 처하게 됐지. 내가 왜 이 모양으로 됐지."

    웨딩홀 회장은 "정 씨가 실제 대표가 맞고, 자신은 동업자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00웨딩홀 A 회장]
    "우리도 (장 씨 때문에) 엄청나게 피해를 입어가지고, 지금 여러 가지 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게 많아요. (손해가) 한 4억원 가까이 됩니다."

    하지만 장 씨에게 세금을 부과했던 세무서 측은 이 웨딩홀의 실제 대표가 A회장인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포세무서 관계자(장 씨 녹취내용)]
    "명의 위장이 맞네. 어차피 실사업자는 (A 회장이라는 걸) 저희도 알고 있고, 이 분(장 씨가) 아니라는 거는…"

    장 씨는 별다른 생각없이 명의를 빌려준 걸 후회하면서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장 씨]
    "제 생각이 너무 짧거나 부족해서 그런지 너무 사람을 믿고 해줬다는 이유로… 저와 같은 사람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두영·김희건, 영상편집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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