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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같은 회의실서 소매 걷고…日 대놓고 '홀대'

창고 같은 회의실서 소매 걷고…日 대놓고 '홀대'
입력 2019-07-12 19:26 | 수정 2019-07-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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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본의 수출 규제 9일째인 오늘, 한-일 양국 정부가 처음으로 도쿄에서 실무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 회의장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창고 같은 사무실 한켠에 작은 테이블 두 개를 붙여놨고 화이트 보드엔 '수출 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고 인쇄된 복사지 두장을 붙여놨습니다.

    정장을 차려 입은 우리측 대표단 맞은 편으로 일본 대표 둘은 반팔 차림에 표정을 지운 얼굴로 앉아 있습니다.

    이번 회의를 두고 굳이 '사무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그렇고 먼 길 온 한국 대표단을 작정하고 홀대하겠다는 이 장면이 지금의 일본 정부 입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럼 도쿄 고현승 특파원 연결해서 오늘 회의 정리해보겠습니다.

    고 특파원, 시작 전부터 홀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입니다.

    ◀ 기자 ▶

    준비된 회의 장소나, 일본측 참석자의 태도 모두 '의도적 홀대'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취재진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집중된 첫 만남인데, 회의실엔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 4개 뿐이고, 테이블엔 참석자 이름표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구석에는 창고처럼 간이의자 등 물품이 쌓여있습니다.

    일본측 태도에서도 의도적 홀대가 엿보였습니다.

    아무리 실무급 만남이라지만, 반팔 차림에 넥타이도 안하고 상대측 참석자가 왔는데도 악수나 명함을 주고받는 인사는 커녕 일어나지도 않고 앞만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1분 남짓한 시간동안 양측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를 응시한 채 아무말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 앵커 ▶

    오늘 만남의 명칭부터 '협의'가 아니라 굳이 '설명회'라고 했는데, 일본측은 어떻게 설명을 했습니까.

    ◀ 앵커 ▶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회의에선 먼저 일본측이 1시간 정도 설명을 했는데요.

    일본측은 이번 수출 규제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가 아니며, 한국의 무역 관리에 대한 문제가 있어서 안보를 위해 취한 조치로 WTO 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또 한국측의 수출관리가 달라지는 등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오는 24일까지 여론 수렴 절차가 끝나고 다음달부터 우대 수출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수출 관리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다며 일본이 수출한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 앵커 ▶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 건데요.

    우리측에서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그리고 회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거죠?

    ◀ 기자 ▶

    그렇습니다. 현장에선 회의가 언제끝날지 알수 없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건데요.

    우리측 대표들은 일본측 설명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국 사이의 정치, 외교적 신뢰관계와 무역상 수출규제는 별개로 다뤄야하며, 이같은 보복조치는 WTO 협정에 위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의 수출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일본측이 언급한 '부적절한 사안'이 도대체 무엇인지 캐묻는 한편, 한국이 적발한 불법수출 대상 품목에는 일본에서 수입한 물품이 포함돼있지 않으며, 대북 제재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전달했습니다.

    양측은 다음 협의 일정은 잡지 못했는데요, 수출 규제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가 얼마 뒤면 가시화될 수 있는 만큼, 조만간 한일간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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