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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 버리고…"찾아올라" 이름·전화번호 바꿔

장애 아들 버리고…"찾아올라" 이름·전화번호 바꿔
입력 2019-07-16 20:25 | 수정 2019-07-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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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신장애가 있는 어린 아들을 필리핀에 버리고 4년간 연락을 끊은 한의사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아이가 혹시라도 돌아올까 봐 출국 직전에, 아이 이름을 바꾸고 여권까지 빼앗았다고 합니다.

    당초 가벼운 자폐증세만 있었던 아이는 버림받은 충격으로 장애가 악화 됐고, 한쪽 눈이 실명이 됐습니다.

    임선응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의사인 47살 A 씨는 지난 2014년, 장애가 있는 열 살짜리 친아들을 필리핀으로 데려갔습니다.

    A 씨는 필리핀의 한인 선교사에게 아들을 맡기면서, 자신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낳은 혼혈아인 '코피노'라고 속였습니다.

    그리고 '먹고 살기 어려워 키우기 힘들다'며 양육비 3천500만 원을 주고 귀국했습니다.

    A 씨는 선교사가 자신을 찾지 못하게 출국 전 아이의 이름을 바꿨고 아이의 여권까지 갖고 돌아왔습니다.

    귀국 후엔 자신의 전화번호도 변경했습니다.

    아들은 이후 4년간 현지 보육원 등을 전전했고, 애초 가벼운 자폐 정도였던 정신 장애는 소아조현병으로 악화됐습니다.

    왼쪽 눈은 실명까지 했습니다.

    선교사는 아이를 돌려보내려 해도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사연을 올렸고, 대사관의 의뢰로 경찰이 나서 지난해 아이를 국내로 데려왔습니다.

    수사 결과 A 씨는 지난 2011년에는 경남 한 어린이집에, 2012년엔 충북의 한 사찰에 양육비 수백만 원을 주고 아들을 맡기고는 1년가량씩 방치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권혈자/부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
    "(A 씨 부부가) 4년 동안 아무런 연락을 취한 적이 없는 점으로 봐서, 고의적으로 연락을 안 시키기(받기) 위해서…"

    A 씨 부부는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 스테이를 보냈고, 필리핀에도 유학보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아들은 "아빠가 또 다른 나라에 버릴 것"이라며 집으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아동 유기와 방임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A 씨 부부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임선응입니다.

    (영상취재: 손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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