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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운동장에 물주전자로 '주욱'…"HIV는 넘어오지 마"

[소수의견] 운동장에 물주전자로 '주욱'…"HIV는 넘어오지 마"
입력 2019-07-18 20:04 | 수정 2019-07-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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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는 담는 '소수의견' 시간입니다.

    오늘은 에이즈, HIV에 감염된 어느 교도소 재소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전염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방문에 표식을 달거나, 운동을 할 때도 분리가 되는 등 차별을 당했다고 하는데요.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HIV 감염자인 A 씨는 지난해 대구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

    A 씨의 방문에는 '특이환자'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습니다.

    [A 씨/HIV 감염인]
    "방 출입문 위에 이만한 크기로 해서 '특이환자' 이렇게 해서 붙여 놨더라고요."

    다른 수감자들과 같이 운동을 할 땐, 교도관들이 운동장에 선을 그어 못 넘어오게 했습니다.

    [A 씨/HIV 감염인]
    "물주전자로 물로 이렇게 선을 긋는 거야. 이쪽은 HIV 환자들 이렇게 해 가지고 분리를 시킨단 말이야.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고 손가락질하는 것 같고…"

    HIV 바이러스는 혈류로 들어가야만 감염이 되기 때문에, 악수나 포옹 같은 일상적인 신체 접촉으론 전염되지 않고 투약만 제대로 하면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면서 살 수 있을 정도로 치료법이 발달했습니다.

    [신형식/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
    "(HIV는)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감염의 위험, 전파 위험이 없습니다. 약제를 복용하면 혈액으로나 또는 정상적인 성관계를 통해서도 전염된다는 보고가 없습니다."

    하지만 감염인 가운데 10명 중 4명은 가족과 연락을 끊은 채 살고 있고, 80% 이상은 자신에 대한 소문이 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엔 프로축구팀 대전시티즌에서 외국인 선수가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 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선수 실명과 감염정보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HIV 감염인/한국 HIV/AIDS 감염인연합회]
    "무슨 건강이 나빠질까 이런 걱정을 하는 게 아니고. 누가 알려지지 않을까, 회사에 알려지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가장 먼저 하죠."

    국가인권위원회는 A 씨가 수감 됐던 대구교도소가 HIV 감염사실을 노출 시키고 감염인들을 과도하게 차별해, 헌법에 보장된 인간 존엄성과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했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VJ / 영상편집: 장예은 / 영상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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