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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기 버렸다" 울먹였는데…DNA 검사 '반전'

"내가 아기 버렸다" 울먹였는데…DNA 검사 '반전'
입력 2019-07-22 20:29 | 수정 2019-07-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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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11일, 경남 밀양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가 주택가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돼 구조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틀 뒤 한 여성이 자신이 낳아서 버린거라고 자백해 경찰에 입건이 됐었는데, DNA 감식 결과, 황당하게도 이 여성과 아기는 남남 이었습니다.

    경찰은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이재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구급차가 병원으로 들어오더니, 간호사가 무언가를 수건으로 감싸 안고 급히 뛰어갑니다.

    지난 11일, 경남 밀양의 한 주택 헛간에서 발견된 신생아를 병원으로 옮기는 장면입니다.

    쓰레기 더미 속에 버려져 온몸이 벌레에 물려 있던 아기는, 동네 할머니들이 발견해 탯줄을 끊고 씻긴 뒤 신고한 덕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경찰은 이틀 뒤, 인근에 사는 여성 A씨를 엄마로 찾아내 입건하고, 초동수사를 일단락 지었습니다.

    A씨가 전에 다른 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들고 왔던 손가방이, 현장에 있던 것과 비슷하다는 점 등에 주목해 수사한 끝에, 범행을 자백 받았다는 겁니다.

    [박병준/경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
    "(A씨가) 범행 현장에 남겨진 유류물에 대해서 설명을 상세하게 잘 하고 있었고, 범행 시간도 경찰이 추정하는 야간 시간대에 자기가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키울 수 없을 것 같아 아기를 버렸다며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닷새 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황당한 DNA 분석 결과를 받았습니다.

    A씨와 아기의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나온 겁니다.

    당황한 경찰은 A씨를 다시 불렀고, A씨는 자신의 10대 딸이 복대를 차고 다니는데 그 딸이 아기를 낳아서 버린 줄 알고 딸을 보호하려 거짓 자백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거짓 자백이 우울증과 연극성 성격장애 등 정신질환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방원우/경남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
    "자기가 이 사건의 중심에 서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타인을 조종하려는 욕구가 충족되는, 그런 상황을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경찰은 A씨의 10대 딸 역시 출산한 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수사를 원점부터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허위 자백에만 의존한 채 현장 감식과 탐문 수사 등을 부실하게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 강건구(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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