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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물에서 살아남자" 배우는데…수영 못 하는 강사?

[바로간다] "물에서 살아남자" 배우는데…수영 못 하는 강사?
입력 2019-07-28 20:19 | 수정 2019-10-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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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김세로 기자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의 초등학교에선 물에 빠졌을 때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생존수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존수영을 가르친다는 한 협회의 전직 수영강사들이 제보를 해왔습니다.

    협회가 수영도 할 줄 모르는 보조강사를 투입하고 사업비를 빼돌리다가 검찰 수사도 받았다는 건데요.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인천의 서구의 한 수영장입니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이른바 '생존수영' 수업이 한창입니다.

    물에 빠졌을 경우에 대비해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티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겁니다.

    [생존수영 강사]
    "애들이 구명조끼 입고 뜨거나 아니면 물병에 의해 뜨거나, 물속에서 최대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단체는 한국학부모안전협회.

    인천 지역 60개 초등학교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이 협회에서 고용한 보조강사 상당수가 수영을 제대로 못하는 엉터리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협회 소속 전 수영강사 A]
    "선생님들이 수영을 못해요. 제대로 못해요. 자기 몸 하나 가누지도 못하는데…"

    수영 경력이 없는 주부나 협회 직원들의 아내나 누나, 사위 등에게 안전수영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해 준뒤 보조강사로 집어 넣었다는 겁니다.

    [협회 소속 전 수영강사 B]
    "물에 못 들어가는 사람조차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자격증을 다 가짜로 땄다는 거잖아."

    [협회 소속 전 수영강사 C]
    "제대로 뜨지도 못해. 근데 다 통과시켜주더라고. 내가 그걸 봤잖아."

    이에 대해 협회측은 "보조강사는 물에 안들어가도 되는 사람들"이라며 수영을 못해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 수영강사들은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을 생존수영 보조강사로 채용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합니다.

    [협회 소속 전 수영강사 C]
    "만약에 내 새끼가 이 협회에서 생존 수영 배운다고 하면, 나는 조용히 학교에 전화해서 얘기할 거라고, 내 새끼는 빼달라고…"

    특히 이 협회는 인천시와 교육청에서 지급받은 5억 5천만원의 사업비 중 일부를 빼돌린 의혹으로 검찰수사도 받았습니다.

    실제 하지 않은 수업을 했다고 속이거나 보조 강사에게 지급한 수업료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챙긴 것입니다.

    검찰은 이 협회 회장 고 모 씨를 지난 5월, 횡령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협회 관계자]
    "모든 선생님들이 다 한결같이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해하고 있어요 지금…"

    올해 초등학생들의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인천에서만 52억원.

    전국 각 지자체의 생존수영 예산을 합치면 수백억원에 이를 걸로 추산되지만 부실한 수영 단체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는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김세로 입니다.

    (영상취재 : 주원극·김기덕·박주영, 영상편집 : 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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