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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진 모두 삭제 예정"…소방관들의 '수상한' 단톡방

[단독] "사진 모두 삭제 예정"…소방관들의 '수상한' 단톡방
입력 2019-07-30 19:55 | 수정 2019-07-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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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 뒤로 여섯 장의 사진, 보이시죠.

    고유정의 의붓아들의 사망 당시 소방관들이 찍은 현장 사진들 입니다.

    타살 의혹을 규명할 사건 초기의 중요한 사진들인데요.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소방당국은 이 사진들을 삭제 했습니다.

    MBC 취재진이 구급 대원들의 단체 대화 내용을 입수 했는데, 상부의 지시에 의해서 삭제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어서 박윤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고유정 의붓아들 B군의 사망 사진들.

    지난 3월 2일 오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충북 청주 동부소방서 구급대원들이 '구급폰'으로 불리는 소방서 공용 휴대전화로 찍었습니다.

    B군이 무언가에 짓눌려 숨진 정황을 보여주는 모습과 상처 등 사망원인을 규명할 중요한 단서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17일, 사진 중 한장이 일부 언론에 유출되자 소방서 측은 이 사진들을 삭제했습니다.

    소방서 측은 메모리 관리 차원에서 지웠을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충북 청주동부소방서 관계자]
    "직원들이 (메모리 관리 차원에서) 2~3개월마다 초기화시킨다고 하더라고요. 정기적인 거겠죠."

    과연 그럴까?

    취재진이 입수한 청주동부소방서 구급대원 13명이 모인 단체 대화방입니다.

    6월 17일 오후 6시 28분, 한 대원이 "구급활동일지 보관을 철저히 하라고 하십니다"라는 상부지시를 전달합니다.

    그러더니, "구급폰에 있는 환자사진과 인적사항들도 다 삭제할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50분 쯤 지나자 다른 대원이 "구급폰 사진을 전체 삭제했다"는 메시지를 띄웁니다.

    의붓아들 B군의 사진 6장은 이때 지워졌습니다.

    단순 메모리 관리 차원의 삭제가 아니라 상부 지시에 의한 의도적인 삭제로 해석됩니다.

    B군의 친아버지는 경찰의 압력을 받은 소방서 측이 사진을 자진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A씨/숨진 B군 친아버지]
    "사진을 삭제하고 있다는 것은 현장보존을 어기게 되는 것이고, 그리고 오히려 타살에 대한 정황을 없애버렸다고 밖에…"

    공지글을 올린 구급대원은 상부 지시로 사진을 삭제했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편집 :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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