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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들 있는데…"유일한 탈출구인 방수문 닫았다"

작업자들 있는데…"유일한 탈출구인 방수문 닫았다"
입력 2019-08-02 20:15 | 수정 2019-08-0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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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목동의 빗물 배수시설 사고, 어쩌다 사망자가 발생한 건지, 당시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빗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시점에 안에 사람이 셋이나 있었는데도 다른 작업자들이 유일한 탈출구인 지하 방수문을 밖에서 닫아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이기주 기잡니다.

    ◀ 리포트 ▶

    사고 당일인 그제 오전.

    숨진 외주업체 직원 2명과 현대건설 직원 1명 등 작업자 3명이 지하로 내려가 방수문을 통과한 뒤 터널로 들어섭니다.

    방수문은 물의 역류를 막기 위해 터널 입구에 설치돼 있는데, 밖에서 닫으면 안에서는 열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이들도 방수문을 열어둔 채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유일한 탈출구였던 이 방수문이, 작업자들이 빠져나오기도 전인 오전 8시 15분쯤 닫힙니다.

    당시 문밖에 있던 현대건설 직원 등 현장 관계자들 여러 명이 달려들어 함께 문을 닫았다는 겁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방수문을 닫은 직원은 현대건설측 직원이었고요?> "네 네."
    <누가 지시를 한 건가요?> "그건 저희 공무부장님이 하신 거고요."

    먼저 들어가 있던 외주업체 직원 2명을 대피시키려고 현대건설 직원이 마지막으로 터널에 들어간 시각은 7시 50분.

    그로부터 25분 뒤, 이들에겐 알리지 않은 채 방수문을 닫은 겁니다.

    수문 2곳으로 유입된 물은 오전 8시 3분부터 사고 지점에 도달했던 터라 문을 닫을 무렵 피해자들이 아직 생존했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문을 닫은 작업자들은 "숨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물살을 피했을 것으로 예상해 문을 닫았으며, 직접적인 구조활동이 여의치 않아 소방에 신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이미 대피했을 거라고 상황 인지를 하고 계셨을 수 있죠. 그 상황에 대해선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방수문을 닫는 건 역류를 막는 매뉴얼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아직 매뉴얼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배수작업을 끝내는 대로 현장 감식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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