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와중에…술 냄새 풍기며 '횡설수설' 예결위원장

◀ 앵커 ▶

5조원이 넘는 추경안 심사를 하던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여야 간 협상이 한창이던 어젯밤 술에 취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권의 비난이 일제히 쏟아졌는데,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할 말이 없다"고만 했습니다.

김지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추경 예산안을 깎으려는 야당과 그대로 하자는 여당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던 어젯밤 11시쯤.

예산 심사를 책임지는 한국당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술 냄새를 풍기며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민주당에서 뭔가 안을 제시했다고 얘기 나오는데…"

협상이 얼마나 진행됐냐고 물었는데,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립니다.

그리곤 불분명한 발음으로 동문 서답을 합니다.

[김재원/국회 예결위원장]
"민주당, 민주당에서 국채발행… 국채발행 규모를 이 정도 하겠다… 그것만 있어요… 그것만 있으면 다 아무 상관이 없어요."

갑자기 90도로 깍듯이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는데, 10분 뒤쯤 다시 국회에 나타났습니다.

"오케이, 고마워요"

"술을 마셨냐"고 묻자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엉뚱한 말을 합니다.

"(술 언제 드셨어요?) 무슨 술을 먹어요…"
"(술 드셔도 돼요? 예결위원장이?) 어휴… 너무 힘들어요…"

여야4당은 5조원이 넘는 나라 예산을 음주 상태에서 심사한 것이냐고 일제히 비난하며, 김 의원의 공식 사과와 예결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김정화/바른미래당 대변인]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국가 예산을 심사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이해식/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국회는) 오늘을 비장한 각오로 맞았어야 했습니다. 김 의원의 행위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수치심을 안기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음주 논란에 대해 김재원 위원장도, 김 위원장이 속한 한국당도 오늘까지 사과도, 입장 표명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음주를 하셨었는지…)자, 그만하시죠."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재원 위원장님 기사 나온 거 보셨나요?) …"

MBC뉴스 김지경입니다.

(영상취재: 장예은, 영상편집: 정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