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지선

日 기업도 고개 숙인 '기술 최강자'…"지원은 없었다"

日 기업도 고개 숙인 '기술 최강자'…"지원은 없었다"
입력 2019-08-05 20:13 | 수정 2019-08-05 20:28
재생목록
    ◀ 앵커 ▶

    정부가 이른바 '일본 대응 예산' '기술 독립 예산'으로 당장 내년, 1조원 이상을 소재 부품 산업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도 경험해 봤지만 중요한 건, 과연 이 거대한 예산이 애초 취지에 맞게 적재 적소 기업에 지원이 될 것인지, 하는 대목입니다.

    정부 지원 예산을 그저 '그림의 떡'으로만 바라보던 어느 기업의 쓴소리를 들어보시죠.

    보도에 이 지선 기잡니다.

    ◀ 리포트 ▶

    미래 자동차 기술의 핵심은 경량화.

    더 작고 가벼운 부품으로 더 좋은 성능을 내는 게 관건입니다.

    이 회사는 'PCT'라는 신소재와 구리선 결합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케이블의 무게와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일본 대기업이 생산하는 케이블에 비해 내구성이 5배 이상 높습니다.

    [김경도/'ㅈ회사' 대표]
    "구부릴 수도 있고요, 필름처럼 말아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 90%, 최소 50%의 경량화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일본 제품만 찾던 자동차 회사들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현대기아차를 시작으로 미국 포드사에도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최근에는 소문을 들은 일본 자동차 회사가 샘플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구리를 저희가 많이 절감할 수 있고, 우리나라는 특히 구리가 잘 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에도 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난 2년 간 연구개발 비용만 40억 원이 들었지만, 정부가 주는 정책과제 지원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양산을 위한 실증 테스트마저 국책기관에서 도와주지 않아 원천기술이 R&D 단계에서 묻힐 뻔 했습니다.

    저희가 몇 번 IR도 하고 대출을 받으러 갔을 때마다 소재부품 사업은 투자가 안 된다라고 얘기해서 마음 씁쓸하게…"

    "정부 지원금이 대기업 등 안전한 곳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중소기업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건재/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
    "기술이 아니라, 발표를 누가 잘했느냐 또는 얼마나 명성이 있느냐, 네트워크가 있느냐…"

    또, 바이오와 게임산업 등 가시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곳에만 투자가 집중돼 온 것도 문제입니다.

    [이건재/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
    "소재랑 이 쪽에는 투자를 잘 안해요. 소재부품 이런 데는 매출 1천억을 내도 시장가치는 3백억일 수도 있어요. 바이오는 학교 실험실에서 나와서 그냥 '가능성 봤다' 그러는데 (시장가치가) 1천억원이면 돈이 어디로 갈까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 못지 않게,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세심하게 챙기는 게 소재 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영상취재 : 황성희, 영상편집 : 이호영)

    [연관기사]
    "돈 벌어 日 퍼주기 더는 없다"…'기술독립' 선언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