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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홀린 '고유정 거짓말'…"초동수사 갈팡질팡"

경찰 홀린 '고유정 거짓말'…"초동수사 갈팡질팡"
입력 2019-08-07 20:24 | 수정 2019-08-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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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 사건을 조사하던 제주 경찰이, 수사 초기, 고유정의 거짓말에 속아서 시간을 허비했던 것으로 경찰청 자체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 진상 조사팀은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서, 당시 수사 담당 경찰관 세 명을 감찰 조사에 넘겼습니다.

    보도에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고유정의 체포당시 영상입니다.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고유정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고유정]
    "그런적 없는데, 제가 당했는데…"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유정은 이미 살해한 전 남편 강씨에게 '성폭력으로 고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냅니다.

    그러자 전 남편 강씨는 '미안하게 됐다', '취업을 해야 하니 고소는 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하는 듯한 답장을 보냅니다.

    이 문자들은 고유정이 이미 살해한 전 남편을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 단순 실종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혼자서 주고 받은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유정은 이에 그치지 않고 며칠 뒤 이 문자를 다시 현 남편에게도 보내, '전 남편이 실종됐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A씨/고유정 현 남편]
    "성폭행 당할 뻔 했다는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그 진위를 의심했어요. 저는 믿을 수 없었죠."

    고유정 전 남편 살인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을 조사한 경찰청 진상조사팀은, "제주동부경찰서 경찰관들이 수사 초기부터 고유정의 거짓말에 속아 시간을 허비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로 인해 초동수사가 미흡했고, 시신 수습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팀은 또, 제주동부서 수사팀이 수사 초기 사건 현장인 펜션 주변의 CCTV를 확인하지 않았고, 펜션 업주가 사건 현장을 청소하도록 방치한 점, 그리고 고유정의 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 유도제, 졸피뎀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점 등도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사건 초기 경찰은 '전 남편이 5월 24일 저녁 걸어서 펜션을 나갔다'는 고유정의 진술을 믿고 수색에 집중하느라, 펜션 주변 CCTV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겪었습니다.

    [박기남/당시 제주동부경찰서장 (6월 4일)]
    "피의자 말이 항상… 좀 뭡니까. 저희가 보기에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많아서 그것을 확인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경찰청 진상조사팀이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 등 당시 수사 책임자 3명에 대해 감찰 조사를 의뢰할 예정인 가운데, 경찰은 고유정 검거 영상 유출사건도 감찰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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