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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선 뙤약볕 아래는 매연…"그래도 못 내려간다"

위에선 뙤약볕 아래는 매연…"그래도 못 내려간다"
입력 2019-08-09 19:57 | 수정 2019-08-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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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또 한곳 있습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도로 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면서 요금소 지붕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40일이 지났습니다.

    한 낮에는 지붕 온도가 40도를 넘는다고 하는데요.

    도로 공사는 여전히 직접 고용 계획이 없다는 입장 이어서 수납원들의 폭염속 농성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임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서울요금소.

    한 여성이 밧줄에 바구니를 매달아 10미터 높이의 구조물 위로 올려보냅니다.

    바구니에는 요금소 위에서 농성중인 동료들의 식사가 담겨 있습니다.

    지상을 오가는 통로가 막혀 있는 탓입니다.

    [도명화/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
    "저희 하루에 두 번 먹어요. 화장실 여건이 안 좋아요. 처음에는 무조건 굶거나 참았거든요. 근데 생활해야 하니까 양 조절을 해서 먹는 거고요."

    이들은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농성을 벌입니다.

    발 아래는 고무 바닥이라 얼굴까지 열기가 올라올 정돕니다.

    폭염에, 뙤약볕까지 내리쬐다보니 농성장의 온도는 40도가 훌쩍 넘습니다.

    [도명화/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
    "46도까지 올라간 적도 있어요. 비가 왔을 때 덮을 비닐을 쳐놓은 게 있는데 그 비닐이 열에 의해서 녹았어요. 더울 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천막 안에 가만히 누워 있어요."

    하루 평균 이곳을 드나드는 차량은 약 10만 대.

    지난 6월 30일 농성을 시작한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소음엔 여전히 적응이 안됩니다.

    [이명금/공공연대 한국도로공사 영업소 부지회장]
    "소음이 계속 24시간 나기 때문에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거 같고·· 하얀 옷을 입고 벗다보면 뒤 이런 데가 새까매져 있거든요."

    41명이 농성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9명이 건강이 악화돼 내려왔습니다.

    [전미화/남양주영업소 수납원]
    "죽을 만큼 힘들었죠. 혈압이 150이 계속 넘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내려온 거예요. 내려갈 때는 그 위에 계신 분들한테 정말 미안해가지고 못 내려가겠더라고요."

    이제 32명이 남아 있습니다.

    대부분 50대 여성인 이들은 허리 통증과 각종 피부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법원 1,2심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만큼 직접 고용 대책이 나올때까지 절대 농성장을 내려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진희/청북영업소 수납원]
    "(우리가) 1심, 2심 승소를 한 입장이잖아요. 그러면 그걸 (도로공사가) 이행하는 게 마땅하잖아요. 근데 그거 자회사를 가라 그러면 누가 가겠어요."

    하지만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진 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기존과 크게 변함은 없는 현재 상황입니다. 조직 규모가 비대화될 우려도 있고요. 노노 갈등도 예상이 되고…"

    농성 40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대화 한 번 없던 노사는 다음 주쯤 교섭을 재개할 예정인데,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 입장이 좁혀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김관순 / 영상제공: 민주연합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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