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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뽑기방 털이 '간 큰' 중학생들…호텔서 '흥청망청'

[단독] 뽑기방 털이 '간 큰' 중학생들…호텔서 '흥청망청'
입력 2019-08-09 20:02 | 수정 2019-08-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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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달 전국에 서른 곳 넘는 무인 인형뽑기방의 지폐 교환기에서 수 천만원이 도난당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이 이어지자 경찰은 범죄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는데 잡고 보니 한참 중학교에 다닐 10대들이 벌인 일이었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새벽시간, 앳돼 보이는 남성들이 인형뽑기방에 들어오더니, 허리까지 숙여가며 가게 안 지폐교환기를 살핍니다.

    교환기에 지폐를 넣어 돈이 있는지 확인하는 남성.

    이내 준비한 공구를 꺼냅니다.

    절단기로 자물쇠를 자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여의치 않자, 드라이버와 망치로 틈을 벌려 교환기 문을 뜯어냅니다.

    닷새 뒤, 이들은 강원도 춘천의 한 뽑기방에도 나타났습니다.

    전보다 능숙한 솜씨로 30초 만에 자물쇠를 잘라내더니 현금다발을 비닐 봉지에 담아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화면 속 남성들은 14살에서 16살 중학생들이었습니다.

    [전욱창/춘천경찰서 팀장]
    "결손가정도 있고 또 가출소년도 있고 또 자퇴를 한 학생들도 있고. 친구에 친구를 통해서 서로 연결돼 갖고 만난 친구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cctv가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모자나 선글라스도 쓰지 않고 들어와서는, 함께 지폐교환기를 부순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여유까지 보였습니다.

    10대들은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인형뽑기방을 골라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새벽 시간, 지폐교환기를 노렸습니다.

    서울과 경기도뿐 아니라 강원도와 충청북도 등 전국적으로 32곳의 뽑기방이 털렸는데, 10대들은 훔친 돈을 이용해 택시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훔친 돈은 무려 4천만 원.

    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고가의 수입 옷을 사는 데 사용했습니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청소년 15명을 붙잡아 그 중 5명을 구속했습니다.

    당장 쉽게 현금을 구할 수 있어 인형뽑기방이 청소년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겁니다.

    [신동준/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그런 형태의 범행들이 주위에 아마 많이 있을 거예요. (그들끼리) 공유가 되면서 거리낌없이 범행을 할 수가 있는 그런 과정이 성립이 되는 거죠."

    지난 달엔 인천 계양구에서 15살 가출청소년 두 명이 뽑기방을 털다 붙잡혔고, 지난 3월엔 경기지역 뽑기방 15곳을 털은 청소년 두 명이 붙잡혀 한 명이 구속됐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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