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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따를 때 상표는 위로?…'꼰대' 교육 뭇매

술 따를 때 상표는 위로?…'꼰대' 교육 뭇매
입력 2019-08-12 20:08 | 수정 2019-08-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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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상사 술 잔을 받으면 즉시 마셔라'

    '따를 땐 술 상표가 위로 가게 해서 따라라'

    상사와 합석한 술자리는 근무의 연장이라면서, 이렇게 버젓이 직원들에게 교육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요즘, 회식 참여를 강요 해도 직장 갑질에 해당이 돼죠.

    그런데 이런 구시대적인 회식 문화를 가르치는 기업, 다름 아닌 공기업 이었습니다.

    김성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김포공항을 비롯해,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들을 모두 관리하는 한국 공항공사.

    지난달 말, 입사 1년차 직원 연수과정에서 배포된 교육 자료입니다.

    제 1장 비즈니스 매너, 인사 악수는 어떻게 하는 지, 상석은 어느 자리인지 등의 내용.

    회식 매너도 포함돼 있습니다.

    윗사람이 권하는 술은 두 손으로 꼭 받아서 입술을 축이거나, 즉시 마시는 게 예의다.

    따를 때는 술병의 글자, 즉 상표가 위로 가게 정중하게 따라야 한다, 고 돼 있습니다.

    단순히 술자리 예절만 가르치는 것도 아닙니다.

    상사와 합석한 술자리는 근무의 연장이다,

    좌장이 일어설 때까지 함께 하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합니다.

    상사가 부르면 회식은 반드시 가야하고, 가면 끝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고 읽히는 대목.

    하지만 이렇게 회식을 강요하는건 최근 시행된 직장 갑질 금지법에 저촉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한 공항공사 내부 직원도 '시대 착오적인 꼰대 문화의 산물'이라며 이 교육자료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폭로했습니다.

    공항공사측을 찾아가봤습니다.

    공사측은 용역을 맡아 자료를 만든 외부 강사의 책임으로 떠넘겼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
    "이걸 거르지 못한 거는 뭐 좀 죄송스러운데, 이걸 가지고 직접적으로 교육을 한 사항은 아닌데 교제 자체에 이게 포함이 돼 있었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될거라고…"

    해당 외부 강사는 '회식은 근무가 아니'라는 최근 법 개정 사항을 잘 몰랐고 오래된 자료를 그냥 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노조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 노조 관계자]
    "교재가 일단 있었으면 (1년차 연수 참석자들이) 교재는 보지 않았겠냐 라는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이건 문제가 있다라고 저희도 생각을 하는거고…"

    노조 측의 재발 방지 요구에 공항공사는 즉각 수용하겠다며, 앞으로는 직원 교육 자료들을 엄격히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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