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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 맛있을까…고민해봐야 '같은 음식' 배달

어느 집 맛있을까…고민해봐야 '같은 음식' 배달
입력 2019-08-13 20:07 | 수정 2019-08-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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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배달 앱으로 음식 주문 많이들 하시죠.

    같은 음식이라도 이 집걸 먹을지, 저 집걸 먹을지 고민하기 마련인데요.

    어쩌면 부질없는 고민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배달 앱으로 '갈비찜'을 4개 업체에 주문해 봤는데 그 중 3 곳의 음식이 포장부터 맛, 재료까지 똑같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학생들이 야식으로 갈비찜을 시켜 먹기로 했습니다.

    배달앱에서 갈비찜을 검색하자 여러 음식점의 갈비찜들이 죽 올라옵니다.

    "OO매운갈비찜 해볼까?" <아니야 OOOO 소갈비찜?>

    '원조', '24시간 배달', '묵은지 전문'

    학생들은 각각 특성을 내세운 상호 뿐만 아니라 평점, 후기까지 꼼꼼히 살핍니다.

    [문승환/대학생]
    "체인 같고 유명해 보이고. 전국 어디가도 있을만한 무난한 그런 느낌의 이름을 찾죠."

    [유민우/대학생]
    "평점 높은 것도 있고요 사람들이 많이 시켜먹는 음식점? 그 두 가지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배달앱에 올라온 업체 가운데 상호가 다른 4곳을 골라 '매운갈비찜'을 시켜봤습니다.

    50분 여분 뒤 도착한 갈비찜.

    일단 갈비찜 4개 중 3개가 포장부터 똑같습니다.

    한 눈에 봐도 국물 색, 갈비 부위도 똑같고.

    당근, 양파, 대파까지 똑같이 곁들였습니다.

    맛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승원/대학생]
    "완전 똑같이 한 집인데 얘 먹다가 얘 먹어도 아예 맛 변화를 못 느끼겠어요."

    [이의민/대학생]
    "맛있는 집 찾으려고 오랜 시간 들였는데 어차피 똑같은 데서 올 줄 알았으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배달앱은 음식점들로부터 건당 8만원의 광고비를 받고 업체명를 올려줍니다.

    실제 운영 업체만 올려야 한다는 제한이 없다보니, 예를들어 A 족발집이 광고비를 내고 원조족발, 24시족발, 엄마족발, 아빠족발 같은 여러 이름을 한꺼번에 올려놓는 식입니다.

    페이지를 많이 차지할수록 주문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양심적으로 실제 운영하는 음식점 상호만 올린 업주는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배달앱 음식점/서울 성북구]
    "돈으로 다 죽이겠다, 한다면 10개면 80만원 100개면 한달 800만원씩 내면서도 (다른 음식점들을) 다 밑으로 밀어버릴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여러 업체명을 한꺼번에 배달앱에 올린 음식점도 하소연하기는 마찬가지.

    다들 그렇게 하는데, 우리만 안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배달앱 이용 점주/서울 은평구]
    "3개 업장이 있어요. 하나가 10개를 (광고)해버린다. 그러면 (나머지) 둘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광고비를 더 내야 되는 거고. 규제를 주면 좋죠. 오히려."

    그런데도 배달앱 업체측은 "소비자들은 평점이나 총주문수를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여러 업체명을 쓰는 업체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며 현행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배달 음식 관리부처인 식약처 역시 위생에 문제가 없다면 법적으로 규제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
    "홍보 수단으로 보고 있거든요. 메뉴라든지 지역명이라든지 자기네 메뉴를 드러내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보는 거지."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사기를 당하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안준현/배달앱 이용자]
    "일반적인 행위는 아니잖아요. 똑같은 하나의 집에서 상호만 다르게 해갖고 여러 개 낸다는 것 자체가."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소비자의 가짜 선택까지 만들어 낸 배달앱 시장은 하루 주문량 150만건, 한 해 3조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이준하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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