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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소녀상'…오늘만 지나면 다시 '창고'로

워싱턴의 '소녀상'…오늘만 지나면 다시 '창고'로
입력 2019-08-16 20:07 | 수정 2019-08-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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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가운데 오늘 미국 워싱턴에서 뜻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워싱턴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바로 '평화의 소녀상'이 공개된 겁니다.

    감격적인 소식인데, 사연을 들어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미국에서 3년째 창고 신세만 지다가 오늘 하루만 공개된 거라는데요.

    무슨 이유인지,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워싱턴에서 소녀상이 처음으로 일장기가 내걸린 대사관과 대면했습니다.

    일본 사람들 누구 하나 나와보진 않았지만, 교민들이 마중나와 소리높여 외쳤습니다.

    "할머니께 명예를! 할머니께 명예를!"

    교민 2세 소녀는 또래처럼 보이는 소녀상에서 단호함을 느꼈습니다.

    [앤지 손/교민 2세]
    "소녀상은 일본 정부와 세계인들에게 한국인은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을 지켜본 미국인 변호사는 여성과 청소년 보호라는 보편적 인권 문제로 공감했습니다.

    [캐런 키즈-가마라/학교교육위원]
    "변호사로서 저는 아이들을 보호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과 어떻게 뭉쳐야 하는가를 지역사회에서 가르쳐야 합니다."

    이 소녀상은 오늘 하루 나들이를 나왔을 뿐입니다.

    영구 정착할 자리는 아직 잡지 못했습니다.

    2017년 10월 메릴랜드주 솔즈베리 대학에 세워질 예정이었는데, 제막식 한달 앞두고 무산됐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앉아 자리까지 잡았고, 콘크리트 바닥까지 완성했지만 학교측은 갑자기 안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정실/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 회장]
    "세워질 것 같았는데 조금 방해가 있었어요. 일본 사람들이 워낙 로비를 많이 하니까, 정기적으로 일본대사관에서 연락이 와서 소녀상 만드냐, 소녀상 언제 세우냐, 그걸 너무 열심히 물어보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소녀상은 미국 온 지 2년 반 넘게 창고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관련 단체들은 올해 안에 세운다는 목표지만, 일본의 방해를 의식해 장소는 비밀에 부쳤습니다.

    미국에는 소녀상이 4곳, 기림비가 6곳에 마련돼 일본이 지우려는 역사의 기억을 지워지지 않는 실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사진제공: 실비아 패튼 / 영상편집: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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