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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험천만 '30cm 폭' 갓길서 1시간…왜 지체됐나

[단독] 위험천만 '30cm 폭' 갓길서 1시간…왜 지체됐나
입력 2019-08-20 19:47 | 수정 2019-08-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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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MBC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고속도로 순찰차의 블랙박스 영상도 입수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 사고를 당한 젊은이들은 위험천만한 고속도로의 좁은 갓길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별 다른 역할도 없이 한 시간 이상, 그저 대기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이기주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24일 밤 11시 44분.

    어두운 고속도로를 전조등 불빛 하나에 의지해 고속도로 순찰차량이 빠른 속도로 내달립니다.

    잠시 뒤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서 있는 카니발 한 대를 발견하고 순찰차가 멈춰 섭니다.

    차에서 내려 카니발로 다가가는 순찰원들.

    고 양수민, 허용원 순찰원의 생전 마지막 모습입니다.

    11시 47분.

    허용원씨가 위태롭게 고속도로 안쪽으로 들어가 카니발 차량의 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11시 49분.

    두 대원은 함께 카니발 차량의 파손 부위를 확인합니다.

    순찰원들의 신고를 받고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처음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54분.

    문제는 이 시각부터 첫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무려 한 시간 가까이, 누구도 이 위험한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카니발 차량 탑승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려다 시간을 지체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영태/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카니발 운전자가 거짓말, 이런저런 변명도 하고 거기에 대한 음주측정도 거부하는 상황이었고 되게 비협조적인 상황이었죠."

    탑승자에게 보험사의 견인차를 부르도록 계속 요구하면서 시간은 더 흘렀습니다.

    [김영태/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견인차를 부른다고 해도 저희가 특별한 견인업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보험사에서 오고 있다는 상황에서 저희가 강제 견인한다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0시 32분.

    이제나 견인차가 오려나, 순찰원들은 고속도로 방향을 돌아보며 계속 대기했습니다.

    그리고, 0시 46분.

    카니발 차량 옆에 서있던 경찰관이 뒤쪽을 쳐다보며 놀라는 순간 갑자기 블랙박스가 우측으로 돌아갑니다.

    결국 25톤 트레일러에 받힌 겁니다.

    유족들은 현장에 경찰이 4명이나 나왔는데 긴급 이동조치를 먼저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고 양수민 씨 유족]
    "고속도로순찰대는 이런 사고 많이 처리했을거 아니에요. 한 시간동안 사고가 날 때까지 인사불성인 사람한테 견인차 불러라, 견인차 불러라 하면 그런 사람이 견인차를 부를 수 있을까요."

    사고가 발생한 고속도로 갓길 폭은 2m 70cm.

    정차해 있던 사고 차량의 폭이 약 2m인 점을 감안하면 여유공간은 70cm밖에 남지 않습니다.

    좌우 공간이 약 30cm에 불과합니다.

    [고 허용원 씨 유족]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서 조사를 할 텐데 왜 거기서 1시간을 있었는지…"

    이에 대해 경찰은 민간 순찰원들은 경찰의 지휘를 받는 관계가 아니며 이들에게 당시 현장에 잔류하도록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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