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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뉴스] '산모님 부족해 보임' 메모…'프리미엄' 조리원 민낯

[당신뉴스] '산모님 부족해 보임' 메모…'프리미엄' 조리원 민낯
입력 2019-08-22 20:25 | 수정 2019-10-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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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청자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 뉴스>.

    오늘은 얼마 전 첫 아이를 출산한 30대 부부가 산후조리원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면서, 제보를 해봤습니다.

    직원들이 산모와 보호자를 비하하는 내용의 메모를 만들어서 서로 공유를 하고 있었다는 건데요.

    조명아 기자가 부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구리에 살고 있는 조 모 씨 부부.

    이달 초, 결혼한 지 5년 만에 바라고 바라던 귀한 첫 아들을 얻었습니다.

    인공 수정으로 어렵게 얻은 첫 아이인데다 노산인 산모가 걱정돼, 부부는 2주 동안 500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프리미엄급 산후조리원을 예약했습니다.

    [피해 산모]
    "힘들게 가진 아기니까. 좋은 후기들이 많았어요. 연예인들이나 인스타그램 보면 조리원 사진들도 올라와 있고…"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부부는 아기목욕법을 배우러 신생아실에 들어갔다가 황당한 메모를 발견했습니다.

    산모인 조 씨 이름 옆에 "산모님 어딘가 부족해 보임, 보호자 틱장애" 라고 적혀 있던 겁니다.

    신생아실은 평소 직원들 출입만 가능한 곳인데, 이런 메모를 만들어 서로 공유했던 겁니다.

    [피해 산모]
    "너무 떨렸어요. 어떻게 말을 할 수 없고 ‘당장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신생아실에 붙어 있던 산후조리원의 메모입니다.

    다른 산모들의 이름 옆에 '싸가지, 말이 많음, 보통 아님'처럼 산모의 성격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적혀 있습니다.

    '의사, 공무원'처럼 산후 조리에 불필요한 산모와 보호자의 직업도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메모를 본 부부는 경찰에 산후조리원을 신고하고 조리원을 바로 나왔습니다.

    [김성욱/변호사]
    "'사회적 평가' 내지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서 명예훼손죄가 문제될 수 있고요, 경멸적인 표현을 통해서 모욕죄 또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산모는 충격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정신과 진료까지 받았는데요, 산후조리원의 해명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산후조리원측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많은 직원들이 산모를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 차원에서 작성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산후조리원 관계자]
    "상처받은 사모님과 보호자님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요. 저희 쪽에서도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온전히 산후조리에만 신경써도 시원치 않을 판에 엉뚱한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조씨 부부.

    이번 일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조모 씨 부부]
    "좋은 일로 축복받아야 할 일인데 우리 아이가 부모가 이렇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우리 아이를 괴롭혔을 수도 있잖아요."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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