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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찾았다 '민족의 소리'…국내서 첫 녹음한 음반

[단독] 찾았다 '민족의 소리'…국내서 첫 녹음한 음반
입력 2019-08-25 20:31 | 수정 2019-08-2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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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 들으시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녹음된 가장 오래된 음반입니다.

    미국인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호머 헐버트 박사가, 1906년, 조선의 소리꾼과 연주자들을 모아서 경성, 지금의 서울에서 녹음한 건데요.

    조선의 음악을 집대성한 귀중한 자료로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김미희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이라."

    봄의 정취를 즐기는 흥겨움…

    19세기 즐겨 불렀던 <유산가>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경기 12잡가 중 하나입니다.

    경성 최고 명창이었던 기생, 벽도와 채옥이 장고 반주에 맞춰 노래했습니다.

    "인생 죽어지면 만수장림에 운무로구나…"

    평안도, 황해도 지역에서 주로 불린 대표적인 서도 민요 <수심가>는, 평양에서 온 소리꾼 5명이 불렀습니다.

    대구의 한 악사가 성대모사한 개싸움부터…

    사대부들이 잔치에서 즐겨 듣던 음악까지…

    1906년 독립운동가 헐버트 박사가 조선의 음악을 기록하기 위해 미국 빅터 음반사와 함께 녹음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소리꾼과 연주자들을 불러 모았고, 민요부터 왕실 음악, 시조 등 당대 대표 음악 101곡을 집대성했습니다.

    [배연형/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소장자)]
    "동원된 악공은 대체적으로 한 50명 정도 선이에요. 녹음은 한 일주일 정도…"

    한국 최초 근대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재직하며 한글학자로도 활동한 헐버트 박사.

    아리랑을 최초로 서양 음계로 채보해 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김동진/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회장]
    "전통 음악을 너무 사랑하셨어요. 외국인들한테 한국 문화를 계속 소개하다 보니까 외국인들이 (박사를 찾아와서) 음반 같은 걸 만들자고…"

    그러나 음반을 제작한 이듬해인 1907년, 그가 고종의 밀명으로 헤이그 특사를 돕다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난 뒤 음반의 행방은 묘연해졌습니다.

    해방 이후 우리 연구자들이 그가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음반 제작 사실을 확인했고, 30년 넘게 국내외 음반가게와 도서관 등을 돌며 101곡 중 일부인 23곡을 찾았습니다.

    [배연형/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소장자)]
    "외래 음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음악, 한국의 전통 음악 그 모습 그대로 원형에 가까운 음악이기 때문에 이건 원전입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기 전 찬란했던 우리 민족의 소리…

    110년 만에 그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 취재 : 임정환, 이상용 / 사진 제공 :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 영상 편집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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