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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끓고 있는 원자로…후쿠시마 'Y존'을 가다

아직도 끓고 있는 원자로…후쿠시마 'Y존'을 가다
입력 2019-08-29 19:58 | 수정 2019-08-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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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동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8년이 지났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은 여전히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에게도 위협적인 공간이죠.

    MBC가 최근, 국내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접근이 금지돼 있는 '후쿠시마 원전 내부'에 들어 갔습니다.

    붕괴된 원자로 내부의 핵 연료는 여전히 손을 못대고 있었고, 매일 수 백톤씩 나오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도 일부는 바다로 그냥 흘러가고 있는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조희원 기자의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주행만 할 뿐 중간에 정차하지 말라는 안내판을 지나 출입금지 바리케이드로 막힌 마을 옆을 달려 도착한 후쿠시마 제 1 원전.

    간단한 설명을 듣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도쿄전력 관계자]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 펜과 노트, 그리고 카메라와 삼각대 같은 것만 소지할 수 있어요."

    처음 들어간 곳은 G-존.

    안전조끼와 방진 마스크만 쓰는, 원전내 일반 구역입니다.

    방사능 폐기물이 든 컨테이너들이 끝없이 쌓여있고, 대형 탱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탱크가 방사선에 오염된 물을 저장하는 오수 탱크입니다. 최대 적재 용량이 1300t에 이르는데, 오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일주일에 하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는 하루 3백톤으로 추정됩니다.

    탱크 용량이 일주일에 1천300톤이니까, 매주 2천톤 넘게 나오는 오염수를 다 저장하진 못한다는 얘깁니다.

    도쿄전력은, 저장 못한 오염수는 제염 작업을 거쳐 원자로 내부를 순환한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 시각은 다릅니다.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계산하면 금방 나와요. 왜냐하면 (하루) 약 3백톤 정도가 나오는데 지금 쌓인 것은 하루에 150톤 정도 기준인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나머지 150톤이 어디로 갔느냐. 그냥 알게 모르게 (바다 등으로 가는 거죠.) 전량 회수가 안 돼요. 지하수가 다 흘러나오는데, 그걸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그건 불가능하죠."

    G-존을 통과해 도착한 곳은 붕괴된 원자로가 위치한 Y-존.

    방호복과 전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 뒤로 폭발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원자로 외벽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원자로 내부는 어떤 상태일까?

    로봇이 촬영한 격납용기 안쪽을 보니 아직도 무언가 끓고 있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암석 같은 것이, 핵 연료와 구조물 등이 고온에 녹아 뒤엉킨 덩어리, 이른바 '데브리스'인데, 최소 500도 이상 고온으로 끓으며 여전히 반응 중인 걸로 보입니다.

    이 핵연료 덩어리, 데브리스의 양만 880여톤.

    모두 꺼내 처리해야 오염수 문제도 해결되지만, 도쿄전력은 기술과 비용 문제로 여전히 건드릴 엄두조차 못 내고 있습니다.

    도쿄 전력은, 핵 연료 처리는 못했지만, 원자로 주변에 냉각봉을 1m 간격으로 심은 동토벽을 만들어, 원자로를 통과한 오염수가 바다로 가는 걸 막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동토벽 역시 있으나마나라는 평가입니다.

    [이현석/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동토벽이 만들어졌지만 안쪽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계속 있고요. 그런 면들에서는 지금 지하수 관리가 완벽하게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도 일치된 견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 전력은 데이터를 속인 적이 많았거든요."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을 완료해 오염수를 새로 생성하지 않으려면, 수십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오야마 마츠요시/ 도쿄전력 위기대응팀]
    "30~40년이라는 기간 동안 폐로 작업을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인 형태는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갈 지 아닐지에 대한 것을 포함해서 아직 논의 중에 있어서 (모르겠습니다)."

    도쿄전력이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도쿄전력에 그동안 쌓인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유진(여수)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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