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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유언비어가 부른 비극…관동대지진 96주년

혐한 유언비어가 부른 비극…관동대지진 96주년
입력 2019-09-01 20:17 | 수정 2019-09-0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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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말도 안되는 혐한 발언,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오늘은 96년전,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날인데요.

    그 때에도 일본 정부와 우익들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식의 유언비어를 퍼뜨리면서 최소 6천명이 넘는 조선인들이, 학살됐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923년 9월 1일, 도쿄 일대에서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 기록을 보면, 폭력 방화 독약 등 불령한 조선인들의 소요 파괴는 결코 우발적이지 않다는 등 유언비어가 정부와 언론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군인과 자경단 등이 6천명 넘는 조선인을 학살했습니다.

    일본군 대위가 조선인 학살 명령을 내렸다는 기사도 있고 구금되고 학살당했던 조선인들의 처참한 사진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진상조사 대신 사실을 숨기고 축소하고 있습니다.

    [니시자키 마사오/시민단체 '봉선화']
    "희생자의 이름도 모르고 유골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 정부가 숨겨오고 조사를 하지 않아왔습니다."

    대지진이 발생한 오늘을 '방재의 날'로 지정해 대피훈련을 할 뿐, 대신 재일교포와 일본 시민들이 모여 해마다 추도회를 열고 있습니다.

    참석한 5백여명의 시민들은 묵념과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이 벌어졌던 도쿄 아라카와 강변입니다.

    지금은 주택가가 된 이곳에 일본 시민들이 세운 추도비가 들어서있습니다.

    자발적 모금으로 토지를 사들여 10년전 비석을 세웠고 주변엔 우리 국화인 무궁화도 심었습니다.

    이곳에도 아침부터 추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츠우라 유미]
    "(희생자들에게) 잊지 않겠다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추도에 참여한 일본 시민들은 지금 일본의 행태가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사사키]
    "조선인 분들을 학살했다는 역사가 있는데, 그 당시와 비슷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학살도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100년이 다되가도록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사회 곳곳에선 지금도 혐한 목소리가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도쿄), 영상편집 :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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