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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베트남 실습생들 속여…"원전 오염 제거 투입"

日 베트남 실습생들 속여…"원전 오염 제거 투입"
입력 2019-09-04 19:54 | 수정 2019-09-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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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강연섭 기자의 보도에서 언급했던 방사능 오염 제거.

    일본은 이 위험한 작업에 외국인들도 투입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까 기술을 가르쳐 준다고 데려와 놓고선, 설명도 해주지 않은채, 그냥 작업을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베트남 노동자들 얘긴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박진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일본 후쿠시마의 한 건설회사에 일하러 온 베트남인 궨 바콘 씨(NGUYEN BA CONG)씨.

    최근 그가 자필로 쓴 편지입니다.

    철근 시공 같은 전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왔지만 실제로는 방사능 오염 제거작업을 뜻하는 '제염' 작업을 주로 시켰다.

    심지어 위험한 일이라는 설명도 전혀 없없다"고 폭로하고 있습니다.

    그는 본래 기술을 배우면서 일하는 대신 체류 자격을 얻는, 일본의 기능실습생 제도를 통해 일본에 왔습니다.

    업무계약서에도 철근 시공 작업을 한다고 돼 있었습니다.

    그는 그러나 실제론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진 나미에 마을에서 방사능 오염제거 작업과 배관 공사에 투입됐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인 실습생 (2018년 11월, 일본 중의원회관)]
    "전문 기술도 배울 수 없었고 여러가지 일을 시켰는데 특히 제염 일을 작업했고."

    억울한 소식을 접한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베트남인 기능실습생 3명에게 목숨을 담보로 한 이런 위험한 일을 시킨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부스키 쇼이치/변호사]
    "회사와 협상했지만 사과도 안 했습니다. 앞으로도 실습생들에게, 또 일본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이런 일을 시켜도 되는지 재판을 통해 밝히겠습니다."

    심지어 해당회사는 제염 작업에 필수적인 사전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고 임금도 비슷한 일을 하는 일본인들보다 훨씬 적게 지급했다고 변호인단은 비판했습니다.

    [나카무라 유스케/변호사]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은) 보통 일본인이 하면 하루에 1만 엔에서 1만 3천엔인데 실제로 지급하지 않았고 임금 국적 차별입니다."

    "건강 해치는 원전 필요없다!"

    외국인들까지 위험한 작업에 투입하는 몰지각한 행태를 비판하는 집회가 오늘 도쿄에선 이어졌습니다.

    [오쿠마 히토미/원전 저지 네트워크]
    "외국인들은 언어도 서툰데 사전 교육 없이 투입하면 사고 위험성은 특히 더 높아질 겁니다."

    일본 정부가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방사능 오염 제거 업체 274곳 가운데 무려 44%는 노동안전위생법과 노동기준법을 위반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국인들도 꺼리는 오염 제거 작업에 외국인들을 불법으로 투입해온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후쿠시마 부흥만 선전하는 일본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안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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