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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구토난다"는데도…문 닫고 끝까지 '취임식'

학생들 "구토난다"는데도…문 닫고 끝까지 '취임식'
입력 2019-09-04 20:26 | 수정 2019-09-0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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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월요일 대구 경상여고 강당에서, 학생 70여 명이 성분을 알 수 없는 가스를 들이마셔서 병원 신세를 졌는데요.

    사고 당시, 학교 측은 구토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그대로 강당에 머무르게 한 뒤 창문을 닫고 교장 취임식을 진행했습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고 당시 경상여고 강당에서는 학생과 교직원 800여 명이 모인 상태에서 교장 취임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 도중 학생 몇 명이 코와 입을 막고 구토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을 강당에 머무르게 한 뒤 창문을 닫고 취임식을 진행했습니다.

    강당에 들어설 때부터 타는 냄새가 나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지만 무시한 겁니다.

    [피해 학생]
    "냄새가 너무 심해서 다들 가지고 있던 외투나 담요로 다들 코를 막고 있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취임식은 오전 10시에 끝나 학생들은 교실로 돌아갔지만 이후 두통 등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보건실로 몰려갔고, 보건교사가 10시 49분에 119에 신고했습니다.

    학교 측의 늑장 대처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학생 수십 명이 병원에 이송됐지만 나머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은 계속됐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학교측은 사고 신고 접수 4시간 만인 오후 3시쯤 학생들을 모두 집으로 보냈습니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
    "교사들이 너무 오랫동안 (악취 등에) 노출되다 보니까 무덤덤했을 수도 있다···"

    역겨운 냄새로 수업을 중단하는 등 지난 2년 동안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만 11건.

    하지만 학교 측의 대처는 문을 닫고 수업을 하라며 이중창을 달고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게 전부입니다.

    문제는 이번 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악취 등이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학교에서 공기를 모아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주변 공단을 탐문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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