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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서 물이 '뚝뚝'…방수시공 안 한 '대형' 건설사

천장서 물이 '뚝뚝'…방수시공 안 한 '대형' 건설사
입력 2019-09-09 20:13 | 수정 2019-09-0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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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은 지 5년도 안된 아파트에서 누수가 발생해 아랫집에 전기 합선으로 불까지 났습니다.

    아랫집에 배상을 해주게 된 윗집 주인이 욕실 배관을 확인해봤더니 애초에 시공 당시부터 배관 공사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주인보고 알아서 하라던 이 건설사, 저희 취재가 시작되고 말을 싹 바꿨습니다.

    보도에 이준희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불이 났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
    "천장에 설치된 형광등의 전기에서 스파크가 나서 화재가 난 걸로…"

    원인은 다름 아닌 누수.

    윗집 화장실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전등에 연결되는 이 전선과 합선을 일으켜 화재가 난 겁니다.

    물이 샌 위층 집주인이 아랫집에 화재 배상을 해줘야 할 상황,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에 하소연했지만 자신들 책임이 아니니 알아서 고치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시공 잘못이 아니고 하자 보수 기간인 2년도 지났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 모 씨(누수발생 집주인)]
    "'배수구가 헐겁게 되어있던 상황이다. 이건 사용하면서 빠진 부분이기 때문에 세대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그러나 집주인이 부른 수리업체 직원은 전혀 다른 얘기를 했습니다.

    시공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실제로 욕조 배수구와 결합된 속 배관이 있고, 그걸 감싸는 겉 배관까지 있어야 물이 새지 않는데, 속 배관과 연결부위는 온데간데없이, 바깥 배관만 달려있었습니다.

    아파트 시공법을 규정한 시방서에도 이중배관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건설사는 배관이 모두 제대로 붙어있었고 사진도 촬영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사진을 공개하지는 못했습니다.

    [김 모 씨(누수발생 집주인)]
    "'(사진 찍은 분이) 퇴직을 했다', '핸드폰을 분실했다' 이런 핑계를 대고 있으니까 제 입장에선 굉장히 황당한 거죠."

    현장을 확인한 전문가는 배관도 문제지만, 방수 시공도 부실이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오상근/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
    "배수, 배관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이 전기선 관통부에서 밀실하게 제대로 시공이 됐다면 아랫집으로 누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완강하던 건설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협력업체에 사실을 확인 중이며 정밀 진단을 한 후 보수도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에게는 취재에 응하지 말아 달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
    "하나만 협의를 해보죠. 보수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할 테니 (MBC) 취재를 막아주시면 제가 적극적으로 협의할게요."

    포스코 건설은 국토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며, 회사의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서 가급적 취재에 응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이상용, 영상편집: 함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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