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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안 '좁고 안전한' 일생…동물들 행복할까

울타리 안 '좁고 안전한' 일생…동물들 행복할까
입력 2019-09-09 20:41 | 수정 2019-09-0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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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 동물원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사살당한 퓨마 호롱이를 기억하시나요.

    이 퓨마의 죽음으로 동물원 폐쇄 요구까지 나오면서, 한 생명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우리 사회 문제제기가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이런 고민들을 담은 다큐 영화 한 편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여러분에게 동물원은 어떤 곳인지요.

    양효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기 물범 초롱이.

    초롱이가 태어났을 때 동물원 사람들은 1주일간 돌아가며 곁을 지켰습니다.

    좁고 열악한 환경에 혹시라도 잘못될까봐서입니다.

    "빠졌지…"

    [권혁범/청주동물원 사육사]
    "(예전에) 난산으로 (새끼가) 폐사가 됐었어요. 되게 충격을 받았었고 많이 미안했죠."

    초롱이도 표범 직지도 호랑이 박람이도 모두 동물원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좁은 사육장에 갇혀 지내다보니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정형 행동을 보이거나 척추 디스크에도 걸립니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수의사]
    "하루를 살아도 밖에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야생에 내보낼 수도 없습니다.

    [신용묵/청주동물원 수의사]
    "자연 환경이 소멸이 되고 점점 황폐화가 되잖아요. (야생 동물이) 멸종이 될 수밖에 없어요. 서식지가 없으니까…"

    이런 모순적 상황에 대해 다큐 영화 <동물,원>은 질문을 던집니다.

    [왕민철/다큐 영화 <동물,원> 감독]
    "(동물원을) 그냥 어떤 유원지, 놀이공원, 놀이동산 이런 걸로 생각을 하기 쉬운 것 같아요. 그런데 걔네들도 하나 하나의 개체이거든요. 사람처럼…"

    유럽 연합은 활동 범위가 넓고 무리지어 살아야 하는 코끼리, 곰, 고래 등 5개 종을 제한된 공간에서 사육하는 것을 학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서식지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는 동물원도 늘고 있습니다.

    [왕민철/다큐 영화 <동물,원> 감독]
    "전시의 목적을 좀 배제하고 연구와 보존에 좀 무게중심을 둬야 되지 않겠냐. 어쨌든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동물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우리 나라에도 공공동물원을 중심으로 환경 개선 등 작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에 등록조차 하지 않은 유사 동물원들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수의사]
    "동물원은 자연의 위대함을 얘기해줘야 되는 곳이거든요. 동물을 조그만 우리에 가둬놓고 돌 던지고 놀리고 이런 장소는 아니라고 생각이 돼요."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영상 취재 : 박지민, 영상 편집 : 신재란, 영상 제공 :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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