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임소정

'노동'의 지각변동…실시간 거래 '단기주문' 일자리

'노동'의 지각변동…실시간 거래 '단기주문' 일자리
입력 2019-09-10 20:18 | 수정 2019-09-10 20:20
재생목록
    ◀ 앵커 ▶

    잠깐 동안 운전 기사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도우미가 되기도 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잠깐 잠깐 일하는 걸 영어로 '긱 이코노미'라고 하는데요

    미국의 재즈 공연자들이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던 걸 '긱'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 덕에 우리도 이 '긱 이코노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데 임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앱을 누르자 지금 있는 위치에서 가장 빨리 배달할 수 있는 장소가 뜹니다.

    클릭해서 배달을 수락하면 음식점에선 조리가 시작됩니다.

    휴대전화와 자전거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배달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한 배달전문사이트에서 출시한 '시간제 배달근무 앱'으로, 누구나 몇 시간 교육만 받고 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30분, 배달 한 건을 하고 5천 원을 벌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고정적인 근무지 없이 스스로 시간과 공간을 선택해 근무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긱 이코노미'라 부릅니다.

    지금까지 제가 체험한 시간제 배달근로서비스도 대표적인 예 중 하나입니다.

    쇼핑몰업체 전속 사진작가로 출퇴근하며 일하던 나갑수 씨.

    요즘은 프리랜서 중개앱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골라 일합니다.

    [나갑수/프리랜서 사진작가]
    "이런 플랫폼이 너무 잘 짜여 있기 때문에 개인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아요."

    디자인부터 번역, 취미 레슨 등 단기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 수만 명이 프로필을 올려놓으면 기업이나 고용을 원하는 사람들이 보고 연락해 1:1로 거래합니다.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 돌봐줄 선생님을 구하는 이 앱에는 2만명이 등록돼 있어, 구직자는 단기 일자리를 얻고 직장인 등 이용자는 육아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임새로미/보육교사 중개앱 관계자]
    "아이가 어느 정도 조금 자라다 보니까 다시 한 번 경력을 이어가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사실 굉장히 많으세요. 짧은 시간도 가능하다 보니까."

    이런 '긱 노동을' 하는 사람은 전세계 경제활동인구의 10%, 우리나라는 2%로 추산되지만 빅데이터와 AI기술로 일자리 중개가 쉬워지면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은 여전한 과제입니다.

    회사가 노동자를 고용하는 일반적 근로계약이 아니라 앱운영사가 일자리를 중개하는 방식이다 보니 독립적인 계약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일하는 형태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계약과 사회구성원이 받아야 할 혜택은 모두 받지 못하는…플랫폼 노동은 미래에 좋은 일자리인가…"

    작년 12월부터 일부 긱노동자들도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등 제도적 보호 장치를 위한 사회적 고민이 시작됐지만, 노동의 형태가 워낙 다양해 일률적인 제도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맹점도 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김효준 / 영상편집: 김진우)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