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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암센터 파업…환자도 노조도 '답답'

길어지는 암센터 파업…환자도 노조도 '답답'
입력 2019-09-10 20:35 | 수정 2019-09-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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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립 암센터에서 초유의 파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습니다.

    병원 측은 공공기관이다 보니 임금 인상률에 제약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애초에 임금이 워낙 적었는데 이제 와서 정부 기준을 얘기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발합니다.

    곽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입원 병동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24시간 커져있던 복도의 불도 전부 꺼져있고, 병실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파업 이후 환자 400여 명이 떠나면서 현재 암센터 입원 병동 12곳 가운데 10곳이 폐쇄됐습니다.

    남아 있는 107명의 환자들은 병동 2곳에 모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재인/입원 환자 보호자]
    "아버님이신데 췌장암 말기예요. 그러니까 시간이 얼마 많이 남지 않았는데 지금 굉장히 아프시거든요. 통증제를 넣어 놓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계속 주무시게 하는…"

    입원을 알아보러 왔던 환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그냥 돌아가야 합니다.

    [암 환자]
    "아니 입원이라도 좀 하려고 짐이랑 다 싸가지고 왔는데 안된다니까… 마음이 애가 타잖아요. 지금…"

    하루 300명 정도 진료하던 항암 주사실은 평소의 절반 정도만 환자를 받고 있고, 방사선 치료 역시 평소의 30% 정도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환자 보호자]
    "파업이 얼마나 갈지 몰라서 이걸(외래 진료) 옮겨야 한다고 하네요. 좀 환자로서 답답해요. 더군다나 중증환자인데…"

    현재 파업의 핵심은 시간외수당의 임금 포함 여부입니다.

    노조 측은 노동위원회의 조정안대로 내년 임금 1.8% 인상과 시간외수당 분리 지급을 약속하면 즉시 복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지은/간호사]
    "저희는 일하고 싶어요. 지금 여기 있는 마음 편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보호자 분이 제 손을 잡으면서 '괜찮다'고 '괜찮다'고 하시는데 전 더 이상 할 말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병원측은 시간외수당을 따로 지급하면 임금 상승률이 정부의 지침인 1.8%를 넘어 기관평가에서 불리하다는 입장입니다.

    암센터를 정부 임금 인상 지침에서 예외로 인정해주지 않는 한 안된다는 겁니다.

    [이은숙/국립암센터 원장]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인건비 상향이 불가하기에…"

    국립암센터는 최근까지 시간외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해 장시간 무료 노동 논란이 계속돼 왔습니다.

    [한성일/국립암센터 노조 수석부지부장]
    "임금이 높았으면 아무 말도 안 하죠. 아유, 그 정도는 참고 넘어갑니다. 우리 직원들 믿습니다. 하지만 임금 수준이 엄청 낮아요."

    복지부 관계자는 추석 연휴 안에 타협안을 찾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 정인학, 이주혁vj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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