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은진

"'죄'를 짓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경찰 임무"

"'죄'를 짓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경찰 임무"
입력 2019-09-14 20:32 | 수정 2019-09-14 20:34
재생목록
    ◀ 앵커 ▶

    예비군 훈련에 수차례 불참해 수배까지 내려진 범법자를, 잡고 보니 몸이 아픈 사람이었습니다.

    삶의 의지마저 희박했던 피의자를 다시 일으켜 세운, 한 경찰관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지금 만나보시죠.

    ◀ 리포트 ▶

    인천 남동경찰서의 김진석 경장은 수차례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고 연락도 끊겨 수배까지 내려진 30대 장 모 씨를 찜질방에서 겨우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검거하고 보니 장 씨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Q. 발견 당시 상태는?

    [김진석/인천 남동경찰서 경장]
    "찜질방 들어가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다리를 약간 절더라고요. 다리 부분에 고름처럼 구멍 난 부분이 있어서…"

    장 씨에게는 예비군 훈련에 나올 수 없는 딱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Q. 예비군 훈련 불참 이유는?

    [장 씨/예비군법 위반혐의]
    "부모님은 안 계시고 (다리에) 염증이 생기고 걸으면 통증이 엄청 심해서요. 하루 일하면 거의 한 이삼일은 앓아 누워있어야 돼서 한 1년 가까이 여기저기 떠돌면서 생활했거든요. 주소지가 말소가 돼서 통보가 오는지도 잘 몰랐고."

    장 씨는 13년 전 다리 골절 수술을 받았는데 치료비용이 없어서 철심을 빼지 않아 다리는 괴사 직전까지 곪았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해 보였습니다

    [김진석/인천 남동경찰서 경장]
    "안 도와주면 진짜 삶을 포기할 거 같은 그런 느낌도 들었고…"

    김 경장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관할 복지기관 등을 찾아다니며 장 씨가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임성준/인천시의료원 정형외과 전문의]
    "(철심 제거 수술을) 안 하면 더 심해져서 뼈가 전체적으로 괴사가 와서 뼈를 다 제거하고 그럼 걷는데도 굉장히 어렵고 장애가 남겠죠."

    철심 제거 수술은 무사히 끝나 장 씨는 지금 회복 중인데요.

    김 경장의 배려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길성은/인천시의료원 사회복지사]
    "제가 환자를 상담하면서 더 놀라웠던 것은 이 환자가 치료 끝나고 사회에 복귀하는 데 긴급생계비지원이라고 해서 지원 연계를 했는데 이미 경찰관이 구청에 전화를 했어요. 정말 흔치 않아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가 없는 선의를 받은 장 씨는 이후 삶의 태도도 변했습니다.

    [장 씨/예비군법 위반혐의]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죠. 제가 잘못한 일인데 이런 거를 친형제처럼 다 잘 챙겨 주시니까요. 앞으로 누군가 제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제가 거절하지 않고 나서서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처벌도 중요하지만 죄를 짓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경찰 임무라는 김진석 경장.

    [김진석/인천 남동경찰서 경장]
    "국민이 주신 공권력으로 도움이 필요한 국민을 도와주고 범죄를 예방하는 게 진짜 경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앵커리포트였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