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유경

[바로간다] 발 잘린 고양이·숨진 강아지…'연쇄학대범' 누구?

[바로간다] 발 잘린 고양이·숨진 강아지…'연쇄학대범' 누구?
입력 2019-09-16 20:01 | 수정 2019-10-07 10:24
재생목록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이유경입니다.

    저는 지금 포항역에 와 있습니다.

    포항의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연쇄적으로 동물학대가 발생했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서인데요.

    발이 잘린 채 발견된 고양이만 세 마리, 죽은 채 발견된 강아지가 6마리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제보였습니다.

    대체 어찌된 일인지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영상 ▶

    지난 3일, 경북 포항에 있는 한 대학교 구내식당 옆입니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오른쪽 앞발을 절뚝이며, 힘겹게 먹이를 찾습니다.

    다친 발은 피투성이이고, 발가락 몇 개는 이미 잘려나간 듯 보이질 않습니다.

    이를 발견한 학생들이 동물병원에 급히 데려갔지만, 피부 조직이 괴사해 결국 발 하나를 절단해야 했습니다.

    발을 다친 이후 이 고양이는 사람만 보면 겁을 먹고 숨어버립니다.

    [이지애/대학생]
    "(다친 고양이가) 아예 나오질 않았죠. 경계심이 너무 심해서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고…"

    다친 길고양이들이 학교 안에서 목격된 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엔 고양이 두 마리가 역시 다리를 크게 다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다친 발에는 쇠로 만든 덫이 그대로 물려 있었습니다.

    [고양이 구조자]
    "앞발이 덫에 걸려서 거의 절단상태로 발견됐어요. (고양이가) 많이 아파하고… 덫을 풀고 고양이를 꺼낸 다음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학교 캠퍼스에서 고양이가 많이 다닌다는 길목입니다. 학생들은 이곳 수풀 속에서 덫에 걸린 고양이를 구조했는데, 멀지않은 그 옆에서도 앞발을 다친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야생동물을 사냥할 때 쓰는 덫을 누군가 캠퍼스 안에 설치했다는 얘기입니다.

    [김병칠/수의사]
    "덫에 의해서 앞에 발가락 세 개가 잘려나간 상태였고, 피부조직이 드러나 있었고…"

    그 무렵 학교에서 자주 보이던 고양이들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손경분/대학 구내식당 관계자]
    "(고양이가) 안 보인 지 두 달 조금 더 된 것 같아요. 본 애들이 아무도 없어요. 내가 봤을 땐 죽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고양이뿐이 아닙니다.

    지난 5일 학교 정문 앞 도로에 누군가 갓 태어난 강아지 사체 6구와 다 큰 개의 잘린 귀를 보란듯이 버려뒀습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대학 동아리 모임에선 동물 혐오하는 사람의 악의적인 학대 행위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동아리에선 길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급식소'를 학교 곳곳에 설치해 밥을 주곤 했는데, 지난달 누군가 이걸 부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길고양이로 인해 놀라거나 혐오스러워 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더 이상 '먹이와 물을 주지 말라'는 경고문도 건물 벽에 붙여놨습니다.

    [이지선/대학생]
    "(경고문에) '활동을 중단을 해라. 중단하지 않는다면 그 해가 다 고양이에게 돌아갈 것이다.'"

    학생들은 이 동물 학대범을 잡아달라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경찰에선 '개인이 설치한 덫은 불법이 아니'라며 '지자체에 문의하라'고 떠넘긴 겁니다.

    [이지선/대학생]
    "경찰 측에선 '자신들 관할이 아니다. (다친) 고양이가 눈앞에 있는 게 아니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시청에선 '경찰에 연락을 하라.'"

    취재진이 직접 경찰을 찾아가 경위를 물었더니 담당자는 그제서야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
    "그 직원이 그때 당시 아마 현장에 한번 나가봤으면 좋았을텐데 업무가 미숙해서 그랬고…"

    경찰은 고양이를 잡기 위해 덫을 설치한 행위 등이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보고, 용의자를 잡기 위해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영상편집 : 배우진)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