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남상호

베트남 가서 '일감 몰아주기'…3형제 '승계' 꼼수?

베트남 가서 '일감 몰아주기'…3형제 '승계' 꼼수?
입력 2019-09-17 20:11 | 수정 2019-09-25 15:12
재생목록
    ◀ 앵커 ▶

    지금부터는 MBC 탐사 기획팀의 집중 보도로 뉴스 이어 가겠습니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수상한 해외 진출에 관한 내용인데요.

    올해 예순 여덟인 김승연 회장의 30대 세 아들, 동관, 동원, 동선 삼형제와 관련된 얘깁니다.

    첫째는 한화 큐셀, 둘째는 한화 생명의 임원이고요.

    한화 건설 팀장으로 있었던 셋째는 잇단 폭행 사건 이후, 독일에서 식당 사장으로 변신 했습니다.

    삼형제가 그룹을 물려 받으려면 큰 돈이 필요할 텐데, 돈줄로 의심을 받아온 회사가 바로 한화 S&C, 지금은 이름이 바껴서 한화 시스템 입니다.

    2005년, 삼형제가 종잣돈 30억원으로 인수를 해서 순 자산 1조원이 넘는 기업 집단으로 덩치가 커졌는데요.

    최근, 해외 진출 과정에서 잡음이 많습니다.

    이 회사에 그룹 일감을 몰아줘서 삼형제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 해외 곳곳에서 한창이었습니다.

    먼저 베트남 현지에서 남상호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한화그룹의 전산 관리를 독식하다시피 하며 급속도로 성장한 한화시스템.

    최근엔 해외에서 그룹의 물류 일까지 싹쓸이하려 한다는 익명의 제보가 탐사기획팀에 들어왔습니다.

    확인해보니 한화시스템은 실제로 작년 말부터 베트남에서 일할 직원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한화시스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현판은 그대로 있는데 사무실에는 빈 책상과 소파만 덩그러니 있습니다.

    올해 4월 사무실을 차린 뒤 한 달도 안돼 거의 비워두고 있다는 겁니다.

    [이웃 사무실 직원]
    "근처에 있어요. 산업단지 사무실에 있다고 했어요. (어디로 가셨는지 혹시?) 공장인데, 저쪽 공장…"

    수소문 끝에 사라진 시스템 직원들의 행방을 한화테크윈 공장에서 찾았습니다.

    [한화테크윈 공장 경비원]
    "아… 그분들을 알아요. 물류 업무죠?"

    하지만 출입은 가로막혔습니다.

    [한화테크윈 공장 경비원]
    "회사 규정에 따라 방문하려면 당사자에게 미리 연락해야 돼요."

    사무실도 비워놓고 다섯 달째 다른 회사에 출근하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빈 사무실에 붙어있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더니 한화테크윈 물류 일을 맡았다면서도 자세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한화시스템 직원]
    "(한화테크윈 물류 일 하고 계시지 않아요?) 제가 답변드릴 내용도 별로 없을 것 같고요…"

    이상한 건 한화테크윈은 이미 2020년까지 3년 계약으로 한국계 중견업체에 물류를 맡겨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올해 4월부터 한화시스템이 끼어들면서 테크윈, 시스템, 기존의 물류협력업체 이렇게 3자 계약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화그룹 관계자 (인터뷰 대역)]
    "물류 계약에 비집고 들어와서 물류 수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계속해서 접촉을 했더라고요."

    끼어들기로 물류 비용이 더 늘게 되면 계약을 바꾼 한화테크윈 물류담당자는 회사에 손해를 끼쳐 배임이 됩니다.

    또 늘어난 비용을 한화테크윈이나 시스템이 협력업체에 떠넘겼다면 갑질입니다.

    하지만 협력업체는 취재 요쳥에 "기자를 사칭하지 말라"며 거절했고, 여러차례 찾아가도 임원이나 책임자가 자리에 없었습니다.

    [물류협력업체]
    "(여기로 나오시긴 하시나요. 아침에?) 아침에 왔어요. 그런데 점심시간부터 나가셨어요."

    한화시스템의 물류 끼어들기는 사무실을 3년 쓰기로 계약해놓고 곧바로 비워둘 만큼 시간에 쫓기듯 급박하게 진행됐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던 상황.

    일감 몰아주기로 매출이나 이익이 커지면 상장 시 주식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대주주가 챙겨가는 이득이 커집니다.

    한화시스템은 김승연 회장의 아들 동관, 동원, 동선 3형제가 30억 원에 인수했던 회사로, 여러 차례 분할과 합병을 거쳤지만 3형제가 여전히 대주주입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 윤병순, 영상편집: 배우진)


    [연관기사]

    "그룹 물류 싹쓸이해 덩치 키운다"…노림수는?

    [참고]

    ● 2005년: 김동관, 동원, 동선 3형제 약 30억원에 한화S&C 인수

    ● 2017년: 한화S&C를 H솔루션과 한화S&C로 분할.

    H솔루션 밑에 한화S&C가 자회사로 들어감.

    → S&C를 직접 소유했던 3형제가 H솔루션을 100% 소유하고 이 H솔루션이 한화S&C를 지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2018년: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

    → 결과적으로 3형제 회사인 H솔루션이 한화시스템의 대주주가 되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