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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힘 업었다" 압박…"까라면 까야" 일사천리

"그룹 힘 업었다" 압박…"까라면 까야" 일사천리
입력 2019-09-18 19:50 | 수정 2019-09-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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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탐사기획팀의 집중 보도로 뉴스 이어가겠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이죠.

    동관, 동원, 동선 3형제의 경영권 승계 자금줄로 의심되는 회사, 한화 시스템의 수상한 해외 진출에 대해서 보도해 드렸는데요.

    한화 시스템의 그룹 해외 물류망 장악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것도 확인 했습니다.

    한화는 그룹 차원의 지시나 지원은 없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탐사기획팀이 관련 회의록의 담긴 이메일 여러 통을 확보했는데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힘"을 여러 차례 거론하면서, 윗선에서 밀어붙인 정황이 짙습니다.

    먼저 최유찬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화시스템이 베트남 물류 장악을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텁니다.

    한화테크윈은 이미 협력업체와 2020년까지 물류 계약을 맺은 상황, 계약이 2년 가까이 남았는데도 시스템이 끼어들려 하자 테크윈 실무진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계약 위반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고, 일감 몰아주기로 적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팀의 경고도 이어졌습니다.

    [한화그룹 관계자]
    "물류에 대한 이슈가, 대기업 이슈가 엄청 크게 있고 공정위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건 좀 조심해라."

    한화테크윈 측이 뒤로 빠지자 한화시스템이 전면에 나섭니다.

    [한화그룹 관계자]
    "'위에서 까라면 까니까 깔게 근데 니네가 (협력업체 문제 해결)할 수 있냐?"고 그러니까 '베트남을 날아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지난해 11월 한화테크윈 베트남 공장 안에서 열린 회의 내용을 공유한 이메일입니다.

    한화시스템이 "그룹사의 힘을 업어" 물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전 계열사를 노리'고 있다며 협력업체를 직접 설득합니다.

    진척이 없자 같은 달 다음 회의에서는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계약 요율표와 물동량 같은 대외비 자료를 내놓으라고 압박합니다.

    보안유지 위반으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협력업체 하소연도 무시됩니다.

    [회의 참석 협력업체 직원]
    ("곤란한 일을 겪으셨다고 들었거든요.")
    "위에서 지시 내려오는 대로 수행할 뿐이지 기자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을 답변드릴 자리는 아닌 것 같아요."

    회의 도중 한화테크윈 임원과 협의도 끝났다며 김우석 경영지원실장의 이름도 언급됩니다.

    한화그룹 재무팀 출신인 김 실장은 한화시스템의 전신인 한화S&C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실무를 맡았던 인물입니다.

    지금은 3형제 소유의 한화 계열사 대표로 있습니다.

    [김우석 SIT 대표(9월 10일)]
    ("김승연 회장이나 그룹 차원의 지시가 있었던가요?")
    "제가 지금 그 건에 대해서 말씀드릴게 없습니다. 퇴근하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지시 여부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김우석 SIT 대표(9월 10일)]
    ("혹시 예전처럼 승계 작업과 관계된 일이었나요?")
    "가겠습니다. 추석 잘 보내십시오."

    이런 식으로 일이 추진되면서 올해 4월 한화시스템은 기존 계약을 깨고 테크윈의 물류를 따냈습니다.

    한화 측은 그룹사의 힘을 업고 있다는 건 영업을 하다 나온 과장된 표현이라며, 그룹 차원 지시는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습니다.

    [한화시스템]
    "전적으로 개별 회사의 몫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김우석 실장과 협의가 끝났다는 건 윗선의 지시니 무조건 따르라는 말이 아니라 법적 문제가 생기지 않는 선에서 일을 처리하자고 임원들끼리 합의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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