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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정화행사' 빛나게…"바다 쓰레기 미리 투척"

장관님 '정화행사' 빛나게…"바다 쓰레기 미리 투척"
입력 2019-09-23 20:31 | 수정 2019-09-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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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흘전 전남 진도군에서는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다를 깨끗하게 하자는 환경 행사로,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해변 가득 쌓여있는 쓰레기를 열심히 치웠다는데요.

    그런데 6톤이나 되는 이 쓰레기, 알고보니 진도군이 행사 효과를 위해서 일부러 갖다 버린 거였습니다.

    김양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풍이 오기 전인 지난 20일, 전남 진도의 한 해변.

    스티로폼과 폐어구 같은 해양 쓰레기가 잔뜩 널려있습니다.

    학생들은 물론 주민과 공무원 2백여 명이 쓰레기를 주우며, 바닷가 청소에 나섰습니다.

    올해로 열아홉번째를 맞은 '국제 연안 정화의 날' 기념 행사로, 해양수산부 장관과 주한 외교사절 등이 참석했습니다.

    [문성혁/해양수산부 장관]
    "오늘날 플라스틱 사용 폭증과 해양 쓰레기 증가로 소중한 우리 바다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태풍 타파가 지나간 지 만 하루가 지난 진도 가계해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해안가에 해양쓰레기가 거의 없습니다.

    주민들은 평소 해양 쓰레기를 수시로 치워, 해변이 깨끗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지난 20일 행사 때, 그 많던 해양쓰레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취재 결과, 황당하게도 행사 전날, 진도군이 해변에 쓰레기를 몰래 갖다 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갖다 놓은 쓰레기만 1톤 트럭 6대 분량에 달합니다.

    [목격 진도 주민]
    "트럭이 쓰레기 더미를 잔뜩 싣고 (해변에) 들어오는 거예요. 사람들이 내려서 쓰레기를 바닷가에 쫙 펼쳐놓고…"

    행사 효과를 위해, 깨끗한 해변을 마치 쓰레기가 많았던 것처럼 꾸민 겁니다.

    [최송춘/전남환경운동연합 대표]
    "쓰레기를 버려놓고 쓰레기를 다시 치우는, 그것을 '연안 정화 활동'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저는 이해하기 어렵고,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입니다."

    진도군은 해양쓰레기를 갖다놨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변 위쪽에만 놔뒀다며 변명을 계속했습니다.

    [진도군청 관계자]
    "바닷가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도 줍고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연안 정화의 날'인데… (직원들에게) 소나무 쪽에다 (쓰레기를) 좀 가져다 놓으십쇼, 제가 갖다 놓으라고 했어요."

    진도군은 올해, 작년의 두 배 넘는 해양쓰레기 수거 실적을 올려,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습니다.

    MBC뉴스 김양훈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재(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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