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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텅 빈 상가, 누구 탓?

[로드맨] 텅 빈 상가, 누구 탓?
입력 2019-09-28 20:24 | 수정 2019-10-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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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서울의 대표 상권 강남역.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대로변 1층 상가가 많이 비어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뿐이 아니라는 건데요.

    이른바 '목 좋은 상권'의 개념이 사라지는 시대.

    왜 그런 건지,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이곳은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인데요, 일부 상가가 아예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바로 이곳이라고 합니다.

    지금 여기가 임대료 안 받고 있는 곳인데.

    [테크노마트 상인]
    "나중에 영업이 잘 되면은 또 임대료를 받는 조건으로 한시적으로 계약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최고의 복합쇼핑몰이었는데 오프라인 상가에서 온라인 쪽으로 많이 유통구조가 바뀌어 가면서 TV나 냉장고 이런 부분들은 온라인에 정보가 너무 많이 나와 있으니까."

    쇼핑몰 측은 결국 온라인의 영향을 적게 받는 웨딩홀 등의 업종으로 상가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곳은 경기도 고양에 한 대형마트 건물인데요.

    23년간 이어오던 대형마트가 올해 3월에 이렇게 문을 닫았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
    "적자 점포들은 과감하게 정리를 하고요. 오프라인매장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새벽배송을 새롭게 시작하는 등 온라인 분야에서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형 상점이 문을 닫자, 주변 상인들도 울상입니다.

    [이선복/인근 상점 주인]
    "이마트 있을 때는 저기서 장보고 여기서 문구 사무용품 사고. 그렇게 했는데 저게 없어지니까 다른 데로 장을 보러 가니까(손님이 줄었다). 제 동창이 근처에 건물 많은 애가 있는데 가끔 소주를 나발 불더라고요."
    (왜요?)
    "자기 가게를 쓰는 사람들도 돈을 못 내니까."

    반면에 예기치도 않은 곳이 북적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최근 뜨고 있다는 을지로 뒷골목인데요.

    여기 보면 철물점 뭐 인쇄소 이렇게 있거든요.

    한번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여기 보면 간판도 없는데 줄 서 있는 사람 안내도 있고요.

    [유세은/손님]
    "(어떻게 알고 왔어요?)SNS 보고 예뻐서 그쪽을 찾아…"

    [조수린/손님]
    "그냥 인터넷이나 SNS같은 데에 검색해서 맛집 찾아서 가죠."

    [고영환/음식점 주인]
    "SNS를 보시고 오는 분들이 70% 되시지 않을까요. 특색이 있는 곳에 특색 있는 가게들이 모여있다 보니까, 대로변에 있는 거는 딱히 특색 없이 길거리에 있는 것뿐이잖아요."

    텅 빈 상가, 얼마나 많아졌나?

    먼저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을 보면요.

    2년 전에 비해 2% 가량 늘었습니다.

    주요 상권으로 좁혀 보면 훨씬 심각한데요.

    중대형 기준으로 광화문의 빈 상가 비율은 1.8%에서 12.6%까지 7배나 늘었고요.

    이태원은 26.5%, 그러니까 4곳 중 1곳은 비어 있습니다.

    로드맨이 알아본 것처럼 SNS와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이 가장 큰 원인이겠죠?

    올해 전반기에 온라인 판매점에서 결제된 신용카드 금액이 총 2464억 원으로, 오프라인 판매점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게 다 온라인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죠?

    그 외에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로드맨이 살펴봤습니다.

    여기는 이태원역 사거립니다.

    지금 역에서 나오자마자 살펴보면 이렇게 상가가 그냥 비어 있고요.

    조금만 더 가보겠습니다.

    상가 두 개가 연달아 비어 있습니다.

    이 건물은 아예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노점상 주인]
    "6년째(비었어). 세를 너무 비싸게 받으니까."
    (얼마 받는지는 아세요 혹시?)
    "여기 저기 반반. 6천만 원."

    [세비오르/상점 주인]
    "매출은 진짜 40%. 옛날과 비교하면 40~50% 떨어졌어요.
    (임대료도 반토막 났어요?)
    "아니오. 임대료는 똑같아요."
    (그러면 가게 주인 분께 월세 좀 내려 달라고 한 말씀만 해주세요.)
    "주인 분들 이태원은 옛날 이태원 아니에요. 제발 좀 생각하시고."

    월세를 못 받으면 건물주 입장에서도 손해일 텐데, 왜 임대료를 낮추지 않을까요?

    [박천주/공인중개사]
    "자기 건물에 대한 어떤 프라이버시라고 할까 그런 것이."
    (프라이드.)
    "응. 프라이드 같은 것을, 자기 물건에 대한 평가를 그렇게 하면 되겠느냐. 그렇지 않으면은 뭐 비워놓겠다 이겁니다."

    이곳 마곡지구는 수년 전부터 도시 계발 계획에 따라 이렇게 아파트도 들어서고요.

    또 뒤쪽에는 이렇게 업무 시설도 들어섰는데요.

    여전히 이렇게 대로변에는 상가들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최미숙/상가 주인]
    "진짜 여기가 엄청나게 좋아질 거고, 건물 자체에 들어오는 사무실 직원만 해도 몇천 명이면 이 상권은 크게 일어날 거다, 그렇게 알고 왔는데 지금 저희 건물 자체에도 직원들이 몇백 명 밖에 안 돼요."
    (그럼 속이 안 좋으시겠네요.)
    "속 쓰리죠. 저한테 분양한 사람 때려주고 싶은… 저한테 거짓말했죠."

    [윤영석/sh공사 마곡사업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은 존재합니다. (도시 계획 세운 지)12년이 지나면서 그 계획들이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있겠습니까? 와서 소비하고 이런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요."

    아까 주요 상권의 공실률이 크게 늘어났다는 통계를 보여드렸는데, 같은 기간 같은 지역의 임대료는 어떻게 변했는지 보시겠습니다.

    세 곳 모두 임대료가 오히려 더 높아졌죠?

    어떻게 임대료 안 내리고 버틸 수 있나 궁금한데, 최근 발표된 한 자료를 보면 알 것도 같습니다.

    전국 임대사업자 상위 30명이 1만1천 채가 넘는 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상가가 아닌 주택 기준이지만, 이렇게 건물을 몇 채씩, 많게는 수십 채씩 가지고 있는 건물주가 많으니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버티는 게 가능하겠죠?

    바뀐 시대.

    자영업자도 적응해야겠지만, 건물주 역시 현실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상가 하나가 비면, 거리가 죽습니다.

    거리가 죽으면 결국 도시도 죽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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