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조효정

'학종'만 개편하면 해결될까…공정한 입시 되려면

'학종'만 개편하면 해결될까…공정한 입시 되려면
입력 2019-09-28 20:29 | 수정 2019-09-28 20:33
재생목록
    ◀ 앵커 ▶

    요즘 대학 입시제도에서 유난히 미움을 받고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학생부종합전형' 얘기입니다.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 종합 전형이다", 혹은 "엄마 종합 전형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학종의 불공정성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학종만 바꾸면 공정한 입시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교육부를 담당하는 조효정 기자는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조 기자의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서울의 한 일반고 진로 수업 시간.

    그림카드를 통해 진로와 관련한 스토리텔링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했는데 돈이 안돼서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서 울먹이다가 노력하면서…"

    [안혜정/서울 휘봉고 교사]
    "(학교생활기록부에) 잘 적어주려면, 아이들이 참여를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만들어야돼서 수업과 평가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죠."

    일부 학교와 교사들은 학생부종합전형 덕분에 예전에 비해 일반고 학생들에게 상위권 대학의 문이 더 넓어졌다고도 말합니다.

    [윤희태/서울 영동일고 교사]
    "수업시간에 했던 내용들이 기록이 잘 된다고 하면, 훨씬 더 종합전형에서 (진학)성적이 좋은 편이었고."

    그런데 정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을 보면, 자사고, 특목고 졸업생들이 각각 30%에서 40%에 달합니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을 봐도 올해 신입생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60%, 자사고, 특목고 출신이 나머지 40%를 차지했습니다.

    자사고, 특목고 학생은 전체 고등학생의 3%에 불과한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싹쓸이인 셈입니다.

    [김영식/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이 학교들은 선발을 통해 입학생을 뽑고 있기 때문에, 고교서열화가 그대로 불공정한 체제로 연결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죠."

    정부 여당은 일단 진로, 동아리, 봉사활동 등 학종의 비교과 영역을 줄이거나 없애면 불공정성이 상당부분 사라질 걸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 입장에선 학교 내신만으론 변별력이 없어, 출신 고등학교를 더 따질 거란 우려는 여전합니다.

    실제 자사고 입학설명회에선 노골적으로 이를 강조하기도 합니다.

    [자사고 진학담당교사]
    "(자사고에서) 내신이 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걱정마시고 (학생을) 보내주시면 된다는 그런 이야기예요. 대학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영재고, 특목고, 자사고로 내려오는 '고교서열화'는 조기 사교육 열풍을 몰고 왔고, 이는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 기회의 차별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경원/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일반고 붕괴현상을 얘기할 때 동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교실여건이 돼 버린 거예요.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고 학생들을 이대로 포기해둘 것인가."

    입시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이 '부모의 힘으로 자녀 학교 간판이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 고교 서열화 폐지 없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한재훈 / 영상편집 : 정지영)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