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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에 빠진 2030…'新 달리기의 미학'

달리기에 빠진 2030…'新 달리기의 미학'
입력 2019-09-29 20:31 | 수정 2019-10-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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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도심 속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젊은이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최근 마라톤대회들도 보면 이공삼공 세대의 참가자 수가 크게 늘었는데요.

    달리기는 주로 중장년들의 운동이라 여겨졌었는데.

    최근엔 2030,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들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양효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푸른 새벽…

    아침 햇살…

    선선한 바람…

    오로지 나의 숨소리, 발소리에 집중합니다.

    숨이 차오릅니다.

    그래도 달립니다.

    [안정은/러닝 전도사]
    "명상처럼 나 자신을 조금 더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아요."

    취업 실패로 힘들었던 20대 중반.

    1년 가까이 우울증, 대인기피증을 앓은 안정은 씨는 처음에는 그저 답답해서 달렸습니다.

    [안정은/러닝 전도사]
    "(처음 달렸을 때) 정말 숨이 너무 차오르고 꺽꺽대고 가파오르지만 오히려 내면은 더 잔잔해지고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달리기를 그렇게 한바탕 끝내고 나니까 내가 다시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계속 달렸습니다.

    기록이 쌓여갈수록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또래 세대의 공감을 받았고, 그는 국내 최고 런스타가 됐습니다.

    입시, 고시, 취업, 결혼…

    "내 나이에 취직 못해."
    (니 나이가 뭐 어때서…)
    "나 서른 하나야."

    치열한 경쟁…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에 지친 청춘들이 달리기에 빠져드는 이야기.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영화에 녹였습니다.

    달리기가 주는 정직함이 위로가 됐다고 합니다.

    [한가람/<아워 바디> 감독]
    "20대 후반에 거의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거나 그랬었는데, 뭔가 노력한 데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게 많이 속상했었는데 달리기나 운동을 하면 꼭 내가 연습한 만큼의 그런 결과를 보여주니까…"

    장비,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 뛰어도 되고,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반칙도 없습니다.

    2030세대가 말하는 달리기의 매력입니다.

    또 IT 기기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답게 스마트 앱과 기기로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고,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숨가쁜 경주가 아닌 행복한 질주.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느끼며 그들은 오늘도 달립니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 이상용 / 영상편집 : 이화영 / 영상제공 : 영화사 진진, 뉴발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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