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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방에 폭탄이 있어요"…소화기 동시다발 '펑펑'

[단독] "주방에 폭탄이 있어요"…소화기 동시다발 '펑펑'
입력 2019-09-30 20:03 | 수정 2019-09-3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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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파트 주방의 후드 위 찬장을 열어보면 이렇게 생긴 금속 용기가 눈에 띄실 겁니다.

    바로 '주방용 자동 소화기' 인데요.

    조리 도중 주방에서 불이 났을 때 소화액을 자동으로 분사해서 더 큰 화재를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소화기가 전국적으로 수 백 건이 넘는 폭발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모두 같은 회사 제품인데, 소방청 조사 결과, 제품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먼저 이문현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인천의 대단지 아파트.

    한 가정집으로 들어가 주방 후드 위를 열어보니 주방용 자동 소화기의 금속용기가 밸브와 분리돼 있습니다.

    큰 소리가 함께 폭발이 일어난 겁니다.

    [주민A씨/인천]
    "(거실에서) TV 보는데 갑자기 '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액체가 막 흐르고…(액체가) 천장에도 튀고요, 바닥에도 다…씽크대…개수대 있는 곳까지 전부…"

    다른 집은 한 달 사이 두번이나 주방용 소화기가 터졌습니다.

    [주민B씨/인천]
    "두번째 터졌을 때는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상태에서 밤 12시에 그냥 팍 터졌거든요, 저것(소화용기)도 터지고, 여기(노즐)도 분사되고…"

    수리기사는 또 터질까 봐 소화기를 비닐봉지로 아예 싸놓고 갔습니다.

    [주민B씨/인천]
    "또 터지면 후폭풍이 너무 크니까 이게(소화액)이 다 흘러 내리거든요. 그래서 봉지에 싸 논 거예요."

    주방 후드 위에 설치된 주방용 소화기는 화재가 나 온도가 140도 이상 올라가면 소화액이 자동 분사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불도 안나고 외부 충격도 없는 평상시에 소화기가 그냥 폭발했습니다.

    용기와 밸브가 분리되면서 터지는 건데 심할 경우 찬장문이 열릴 만큼 강한 충격이 동반됩니다.

    사람이 가까이 있으며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만 최소 100가구 이상에서 크고 작은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아파트 관리소 직원]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많이 터졌다라고 얘기를…15년도에서 18년도까지 근무했던 직원이
    100세대 정도 된다라고…"

    경기 수원시의 90세대 오피스텔에서도 10건 넘게 주방용 소화기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주민/경기 수원시]
    "압력 밥솥이 터지는 것처럼 가스폭발 같은 소리…이만큼 문이 열리는 걸 제가 봤어요. 용액이 다 튀어 나오고…2주 전에도 6층에서 같은 사고가 있었고…"

    주방용 소화기 폭발 사고는 서울 강남구와 인천, 부산시 북구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모두 같은 회사 제품입니다.

    소화 장비 전문 제조 업체인 A사가 2011년 1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만든 제품으로 전국 18만 6천 세대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해당 업체를 찾아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물어봤습니다.

    업체측은 소화기도 소모품이기 때문에 5년정도 지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품상 결함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A업체 관계자]
    "이 제품을 우리가 잘 만들었다고 아까 말씀드렸지만, 이 제품의 연수(5년)가 지나면 마모가 되고, 파손이 되고, 사용이 곤란한 경우가 온다는 거죠. 결함이라고 저희는 보지 않는거죠."

    하지만, 폭발 사고가 났던 제품을 수거해 정밀 조사했던 소방청은 지난 4월 해당 제품에 대해 '결함' 판정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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