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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벽지' 비워둔 채…'걸그룹' 열광한 공보의들

'도서벽지' 비워둔 채…'걸그룹' 열광한 공보의들
입력 2019-10-01 20:03 | 수정 2019-10-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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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군복무를 대신해 -보건소 등에서 일하는 공중 보건의들이 주중에 이틀씩 휴가를 내고 체육대회를 열었습니다.

    진료 공백까지 부른 체육대회 일정엔 선정적인 공연과, 아침 골프까지 포함돼 있었는데요.

    이 체육대회는 복지부 주최로 돼 있는데, 정작 복지부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어찌된 사정인지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의 한 리조트.

    노출이 과한 의상 차림의 4인조 여성그룹이 선정적인 춤을 추자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와~~ "

    낯뜨거운 공연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전국 보건소에서 올라온 공중보건의사들.

    "다같이 뛰어"

    지난달 19일과 20일, 주중에 이틀간 공가를 내고 630여명이 이곳에 모여 첫날 체육대회를 갖고 밤 공연을 즐기는 겁니다.

    이런 선정적인 밤 공연 행사를 가진 건, 작년 체육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수 한번만 부탁드려요. 호응 한번만 해주세요."

    대회 진행표를 보면, 디너행사로 불리는 이 밤 공연이 끝나고, 다음날 새벽 골프 대회 일정도 잡혀 있습니다.

    보건소 의료 공백은 없었을까.

    참석 공중보건의사 명단입니다.

    5명 일하는 보건소에서 4명이 참석하는가 하면, 1-2명만 배치된 외진지역 보건지소나 출장소에서도 자리를 비우고 올라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00 보건지소 관계자]
    "제가 환자분이 오시면 안내를 드려 가지고 돌려보냈거든요. 그쵸 의사가 없으니까 그렇구요."

    [0 보건지소 관계자]
    "진료는 못했는데요. 혈압 환자 이런 분들은 약을 똑같이 드리고요, 그 나머지 환자분들은 그냥 병원 가시거나…"

    누가 이런 행사를 마련했을까…댄스 공연 무대 뒤편 플래카드엔 체육대회 이름은 보건복지부장관배로 돼 있고 주최도 보건복지부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복지부는, 정부와 관련 없는 행사라며 펄쩍 뜁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자기(공중보건의)들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한 거고…"

    이에 대해 공중보건의협의회 관계자는 '복지부 후원 없이 회원들 회비로 여는 자체 행사'고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복지부 행사로 써왔을 뿐이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선정적 공연 등이 포함된 체육대회 행사에 대해선 부적절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 관계자]
    "저희 불찰이 있고 책임이 있는 부분도 있는 건 뭐 당연히 인정을 하고요."

    [정춘숙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여성 성 상품화하고 이렇게 한 프로그램을 아무렇지 않게 하게 하는 것은 공중보건의들이 갖고 있는 이런 의식, 이런 걸 보여주는 거죠."

    공중보건의들이 보건소를 비우고 체육대회를 연 해당 주엔 A형 간염환자만 전국적으로 540명이 발생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공중보건의들이 정부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한 경위와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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