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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장 공모 '1등'의 비결…"내부 문건 빼돌려 준비"

[단독] 사장 공모 '1등'의 비결…"내부 문건 빼돌려 준비"
입력 2019-10-02 20:14 | 수정 2019-10-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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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처럼 대형 도매시장을 관리하는 서울 농수산 식품공사라는 공기업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공무원 출신 김경호씨가 작년에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사의 간부와 결탁해서 사장 선임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취임시 임원 자리를 보장해주는 이권 거래 혐의가 드러난 겁니다.

    장인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9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사장으로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출신인 김경호 씨가 새로 취임했습니다.

    MBC 취재진은 사장 공모 당시 김 사장이 누군가와 주고받은 수상한 문자메시지를 입수했습니다.

    작년 8월 10일 새벽 무렵, '자료를 보냈으니, 직무수행계획서의 빈란을 채우라'는 메시지에 후보자였던 김 사장은 "고생했다"며 감사의 답신을 보냅니다.

    둘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와 이메일은 수십 건에 달합니다.

    누군가 김 사장에게 다른 사장 후보자들의 정보나 평가 방식, 단계별 심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준 것입니다.

    은밀한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던 김 사장은 서류심사와 면접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하며 같이 지원했던 경쟁자 6명을 제치고 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김 사장에게 이 내부 자료를 건넨 사람은 바로 농수산물공사의 현직 간부였습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간부]
    "김경호 사장은 유통 경험이 전혀 없는 분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초안을 다 만들어서 (김 사장에게) 전달해 줬습니다."

    이 간부는 김 사장을 위해직무수행계획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를 대신 작성해줬고, 면접 대비용으로 공사 내부 문건들을 빼내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그 대가로 김 사장이 자신을 임원으로 임명해주기로 약속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간부]
    "'사장으로 입성하시면 (저도) 유통 이사에 응모해서 사장으로 모시고 싶다'라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김 사장이) '함께 하자'라고 얘기를 했죠."

    하지만, 둘의 부적절한 공조는 곧 깨졌습니다.

    김 사장이 이 간부를 임원 승진에서 두 차례 탈락시켰기 때문입니다.

    공사 간부는 '부도덕한 공모는 사실'이지만, 실제 업무 과정에서 개인 비리는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간부]
    "나름대로 성실하게 35년간 근무한 부분이 하루 아침에 명예나 인격이나 자존심이 회복될 수 없을 만큼 그렇게 짓밟힌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서울 송파경찰서는 김 사장의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공사와 시의회 간부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
    "수사중인 건 맞고요."

    김 사장은 "일방적인 음해성 제보이자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경호/서울농수산식품공사 사장]
    "법이나 관행에 비춰봐서 절대 어그러진 행동을 하진 않았다. (거래는 없었다는 거죠?) 그렇죠."

    경찰은 업무방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만간 김경호 사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김경락,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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