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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JSA' 판문점 '광해'의 용상…2주 뒤 어디로

영화 'JSA' 판문점 '광해'의 용상…2주 뒤 어디로
입력 2019-10-03 20:32 | 수정 2019-10-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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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 영화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관련해서 기념 행사들도 많이 열리고 있는데, 정작 우리 영화사에 중요한 기록인, 영화 유산들이 폐기 될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경기도 남양주 종합 촬영소 이야긴데 김미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한국 영화사의 역사적 한 장면.

    이 장면이 탄생한 곳입니다.

    회담장과 군사분계선, 남측의 팔각정과 북측의 판문각까지.

    실제 판문점을 옮겨놓은 듯합니다.

    지난 20년간 390만 명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더 뜻깊은 명소가 됐습니다.

    [장광수/남양주종합촬영소 소장]
    "(이거 지을 때) 미술 감독이 굉장히 자랑스러워했어요. 판문점 가서 실측을 해서…촬영소 하면 판문점을 가장 기억을 많이하지 않을까."

    2002년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도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왕의 남자>, <스캔들>, <광해>.

    웬만한 사극 영화는 다 이곳을 거쳐갔습니다.

    이곳 남양주종합촬영소는 1998년에 만들어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촬영장입니다.

    <서편제>와 <쉬리> 등 한국영화 7백여 편과 드라마 4백여 편이 이곳에서 제작됐는데요.

    하지만 10월이면 이곳은 문을 닫게 됩니다.

    한국영화의 역사적 현장이 사라지게 된 겁니다.

    영화를 빛낸 소품들도 폐기될 처지입니다.

    <서편제>의 북.

    <광해>의 용상.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40만점의 소품들은 수집하거나 고증을 거쳐 제작한 것들입니다.

    [권승훈/의상업체 공동대표]
    "(오래된 의상은) 한 200년 전 것도 있고, 6·25때 쓰던 군복이 그대로 있거든요. 너무 아깝죠.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 거예요."

    촬영소가 문을 닫는 2주 뒤까지 소품실을 비워줘야 하지만, 규모가 워낙 방대해 이전 장소도, 이전 비용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김호길/소품업체 대표]
    "막상 (퇴거) 날짜가 다가오면서 잠이 안 오더라고. 이런 창고를 제가 얻을 수가 없지. 나가서."

    故 신상옥 감독, 김지미 등 원로 영화인들이 기증한 유품과 기념품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정진우/원로 감독]
    "그 사람들(영화진흥위원회) 얘기가 컨테이너에 넣어서 보관하면 되지 않습니까. 소위 영화 근대사의 주역들인데 그걸 갖다가 컨테이너에 넣냐…"

    촬영소 폐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지난 2016년 부지를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부산 기장군에 새로 촬영소를 지을 계획이지만, 부지 선정을 놓고 진통을 겪으며 공사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반세기 영화 기록이 담긴 세트와 소품들을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없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
    "소품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소유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전 계획에) 포함시켜서 할 수는 없는 상황…"

    국립영화박물관을 만들어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100년.

    그 역사를 품은 영화 유산들이 갈 곳을 잃었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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