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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배수장 "가동해라" vs "멈춰라" 옥신각신

비만 오면…배수장 "가동해라" vs "멈춰라" 옥신각신
입력 2019-10-05 20:28 | 수정 2019-10-0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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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비만 오면 다툼을 하는 두 마을이 있습니다.

    배수장 문제 때문인데요.

    한쪽에서는 가동을 하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가동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신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남 창녕군 유어면의 한 마을.

    배수장을 뒤늦게 가동해 농작물이 침수됐다며 농민들의 항의가 이어집니다.

    [김태일/농민]
    "낮에 비가 그렇게 많이 오는데도 (배수장) 작동을 안 시키고 밤 10시가 넘어서 작동을 시키는 바람에 물이 배수가 안 돼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마을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또다른 마을 역시 태풍때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배수장을 가동했기 때문에 침수가 된거라며 정반대의 주장을 펼칩니다.

    [진도흥/농민]
    "저쪽에서 물을 푸면 이쪽에선 전혀 배수가 안 되거든요. 물이 빠져주질 않아요."

    두 마을에서 나온 물은 Y자 형태로 하나의 하천으로 합쳐쳐 낙동강으로 흘러듭니다.

    배수장은 저지대인 왼쪽 마을에 있는데, 비가 올때 배수장을 가동하면 왼쪽 마을의 물은 빠지는 대신 합류지점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역류해 오른쪽 마을이 침수됩니다.

    반대로 배수장을 가동하지 않으면, 오른쪽 마을은 자연스레 배수가 되지만 저지대인 왼쪽 마을은 침수피해를 입게됩니다.

    해당 지역은 경사가 거의 없어 유속이 느린데다, 시간당 30mm의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배수장 가동을 놓고 이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배수장을 추가 설치하고 합류되는 하천 폭을 확장해야 하는데, 예산과 관리의 문제 등으로 행정기관에선 수십년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재루/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여기저기 배수관을 설치해야 하는데, 짓고 나면 향후 유지 관리가 굉장히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라서)…"

    [창녕군 관계자]
    "군에서 안다고 대책이 바로 세워집니까? 관리 주체가 있는데…어떤 식으로 공사에서 조치할지 내용을 한번 봐야 알지요."

    행정기관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이, 사이좋던 이웃마을이 비만 오면 갈등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은정입니다.

    (영상취재: 우무진(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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