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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옥살이 '8번째 범인'…"고문 허위자백" 호소

20년 옥살이 '8번째 범인'…"고문 허위자백" 호소
입력 2019-10-07 22:57 | 수정 2019-10-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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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덟번째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돼서 20년 넘게 수감 생활을 했던 윤 모씨가, 법정에서, 그리고 옥중에서 자신의 결백을 줄기차게 주장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민갑룡 경찰 청장은 당시 수사에서 잘못이 확인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교도소 복역 15년째였던 지난 2003년 5월.

    여덟번째 화성연쇄살인의 진범으로 수감 중이던 윤 모 씨는 MBC와 만나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윤 모 씨(지난 2003년 수감 당시)]
    "자백을 안 했으면 내가 이 세상에 없었을 거예요. 나는 죽이지 않았어요."

    윤 씨는 사건 당시 21살로 화성 태안읍에 있는 경운기 수리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30여 년 전 왜소한 체구의 윤 씨를 똑똑히 기억했습니다.

    [당시 이웃 주민]
    "(윤 씨는) 정상인보다 약간 2% 정도 부족한 사람이에요. 어디 출신인가 이런 것도 몰라요. 거기(경운기 수리점)서 심부름 하고…"

    가족도 없이 수리점에서 혼자 숙식하던 윤 씨가 참혹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자 온 마을이 술렁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웃 주민]
    "죄 지을 사람은 아닌 것 같더라고. 근데 순경이 잡아가는 건 봤어."

    또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크게 불편했던 윤씨가 담을 넘어가 성폭행과 살인을 했다는 수사결과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이웃 주민]
    "소아마비니까 온전히 걷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한쪽 다리를 못 써서…"

    경찰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던 윤 씨는, 1990년, 항소심 재판에서부턴 혐의를 부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았고 잠을 자지 못한 채로, 저지르지도 않은 범행에 대해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윤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윤 씨는 20년 넘게 청주교도소에서 복역했습니다.

    뜻밖에 이춘재가 '여덟번째 살인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진술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사실 관계를 정확히 규명해 경찰의 잘못이 있을 경우 회복을 위한 조치 등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사를 진행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춘재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 정민환·남준수VJ, 편집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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