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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쏙 빼놓고…"저희 산재 사망 0명입니다"

故 김용균 쏙 빼놓고…"저희 산재 사망 0명입니다"
입력 2019-10-08 20:09 | 수정 2019-10-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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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년 12월, 한국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 발전소에서 20대 청년 김용균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죠.

    이후 정부와 서부 발전이 반성문 쓰듯 여러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부발전이 내놓은 작년 산재 현황을 보면 사망자가 0명입니다.

    그럼 김용균씨는 유령인가요?

    반성문 같은 대책이 왜 허상인지 이거 하나를 보면 다 알수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2월 고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이후 정부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모든 사업장에 안전기본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올해 6월 작성된 한국서부발전의 '안전기본계획'입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하청업체 산업재해 사망자가 없다고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김용균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한국서부발전에서 일하다 숨졌습니다.

    서부발전이 김씨의 사망사고를 뺀 채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서부발전은 김씨의 사망 사고가 빠진 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산업재해율을 0.16%로 집계했고 다른 공공기관 등보다 산업재해율이 낮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서부발전 측은 "김용균 씨가 숨진 건 지난해 12월이지만, 노동부가 공식적으로 산업재해로 인정한 시점은 올해 3월이라 김씨 사고를 통계에서 뺐다"고 해명했습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산업재해를 노동부의 공식승인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통계에서 빼고 계산한 겁니다.

    [우원식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실제 발생일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산업재해) 승인일을 기준으로 해서 작년 것을 평가하면서 김용균 사고를 빼놨어요. 그렇기 때문에 작년 사고가 실제 평가에 들어가지 않은 겁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서부발전의 이같은 행태가 아들을 두 번 죽이는 거라고 억울해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얼마나 열악하게 죽었는지를 우리가 다 알고 있는데 왜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고 있는지 그래서 이렇게 유령이 됐다는 게 정말 서류상에는 판명됐다고 생각해요. 너무 억울한 거죠."

    한국서부발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구본원, 김희건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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