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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동네 공원 만드는데 2천 6백억?…'뻥튀기' 견적서

[바로간다] 동네 공원 만드는데 2천 6백억?…'뻥튀기' 견적서
입력 2019-10-08 20:21 | 수정 2019-10-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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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태영건설이 경기도 광주에서 대규모 공원 개발 사업권을 따냈습니다.

    무려 2천6백억 원짜리 새 공원을 만들어 기부 체납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한 그루에 3천만원이나 하는 소나무를 천 그루나 공원에 심겠다는 건데요.

    공원 조성 비용을 일부러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의 한 야산입니다.

    광주시는 (작년 12월), 45만 제곱미터 넓이의 이곳을 개발할 사업자로 태영건설을 선정했습니다.

    태영이 제시한 사업비 규모는 7천억원, 38층짜리 아파트 2,140 세대를 지어 팔고, 대신 새 공원을 조성한 뒤 기부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공원 조성 비용만 무려 2천595억원에 달합니다.

    규모가 비슷한 의정부 직동근린공원의 공사비 335억원에 비해 7배나 더 드는 셈입니다.

    [이미영/광주시의원]
    "거기(의정부)는 한 335억 원 정도의 공원 조성비가 들어갔다고 하거든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70%가 (산림) 원형 보존으로 알고 있는데 2천7백억 원이라는 금액이 어떻게 산정이 되었는지…"

    태영측이 제시한 공원 조성 계획입니다.

    3백억원을 들여 최고급 소나무인 춘양목 1천 그루를 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그루에 3천만 원짜리입니다.

    [조경업자]
    "고급 전원주택이라든지 아파트 주 출입구 이런 데 소량 들어가지. 3천만 원 짜리 특수목을 1천그루를 심는다? 너무 과한데. 어마어마한 양인데 이건. 수급 자체도 쉽지 않을 걸로…"

    춘양목의 높이는 최고 40미터에 달해 한 그루를 심으려면 30제곱미터의 공간이 필요한데요.

    공원부지에 춘양목 1천그루를 심으려면 1.5미터 간격으로 심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깁니다.

    태영은 출렁다리 공사비로 65억원을 잡아놨는데 전남 순창 채계산에 만들어진 국내 최장 270미터짜리 출렁다리 공사비 47억원 보다 많습니다.

    [입찰 참가 업체 관계자]
    "4백억 원 정도로 충분한 공원 조성 비용이 되는 거고요. 2천7백억 원이나 되는 금액을 산출했다는 거는 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태영의 제안서 곳곳엔 앞뒤가 안 맞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공원에 높겠다는 3백미터까지 도로는 양쪽 높이 차이가 100미터에 달해 차량이 도저히 다닐 수 없는 곳입니다.

    태영측이 공원 공사비 견적을 맡겼던 업체에 찾아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공원 공사비 견적 업체]
    "사업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도면도 없고 '대략 얼마가 되냐' 해 가지고 품목별로 금액만 잡아드린 거죠. (추정치라는 거죠?) 그렇죠. 개략 견적서라고 써 있고…"

    태영측은 왜 이런 공원기부 계획을 낸 걸까?

    태영 측의 목적은 공원보다는 공원 안에 있는 아파트 개발계획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익이 될 만한 아파트 개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실현되지도 않을 공원 기부 계획을 부풀려 낸 뒤 광주시로부터 사업허가를 받아냈다는 의혹입니다.

    [강천심/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 대표]
    "시민들을 위한 그런 공원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로 보면 마치 아파트 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거 같아서…"

    태영 측은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태영건설 관계자]
    "저희들 나름대로 개략 공사비를 산출해서 광주시에게 '이런 좋은 공원을 드리겠다'라고 제안한 거고요. 그 (구체적인 공사) 내용이 보면 다 비공개 사항이에요."

    태영건설에 아파트 건설허가를 내줬던 광주시는 뒤늦게 내부 검증을 벌여 태영건설이 9백억 원 이상 공원 공사비를 부풀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과장된 공원계획서를 낸 태영뿐 아니라 이를 믿고 아파트 허가까지 내준 광주시에 대해서도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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