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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어느 공공기관의 수상한 채용…"입단속에 보안 각서까지"

[바로간다] 어느 공공기관의 수상한 채용…"입단속에 보안 각서까지"
입력 2019-10-14 22:42 | 수정 2019-10-1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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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김민찬 기잡니다.

    경상북도 울진군에 있는 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얘깁니다.

    자격 요건도 갖추진 못한 사람을 무리하게 뽑았다는 건데요.

    어떤 방법으로 채용이 이뤄졌는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영상 ▶

    경상북도와 울진군이 절반씩 출자해 만든 환동해산업연구원입니다.

    해양산업전반을 발전시키기 위해 출범한 환동해산업연구원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입니다.

    연구원측은 올해 3월 경력직원 1명을 뽑았습니다.

    자격 요건은 실무경력 9년 이상, 그런데 뽑힌 사람의 경력은 7년이 전부였습니다.

    채용 실무자가 상급자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신경쓰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환동해산업연구원 직원 A]
    "모든 건 자기네들이 책임을 질 테니까 신경쓰지 말고 그대로 진행을 하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인사 규정이나 채용 공고에 없던 석사학위 경력을 끼워넣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골적인 압력도 있었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서류심사를 하는 심사위원에게 인사팀장이 직접 전화를 걸었고, 0점이던 내정자의 경력 점수는 3점으로 올라갔습니다.

    [인사팀장-인사담당자 통화(지난 3월)]
    "일단은 (내정자 경력 점수를) 3점으로 채점하고, 인사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어요."
    ((심사위원에게) 000씨 점수를 경력 부분만 고쳐달라고 하면 되나요?)
    "네, 네."

    필기시험 통과도 석연치 않았습니다.

    채용담당자는 내정자가 한 과목에서 56점을 맞아 과락이라고 내부 보고를 했지만, 상급자들은 과목 평균이 60점을 넘으니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환동해산업연구원 직원 A]
    "이 사람이 (과목 점수가) 60점이 안나오니까 자의적으로 해석을 해서 평균을 내자고 판단을 내린거죠."

    이런 논란을 거쳐 합격한 사람은 연구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A씨.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불만이 돌자, 원장과 채용담당 부장·팀장은 직원들 입단속에 들어갔습니다.

    [동해산업연구원 직원 B]
    "'채용 관련 비리가 자꾸 밖으로 내돌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언제 어디서 누구랑 들었는지 누가 얘기했는지 그거에 대해서 경위서를 쓰라'고…"

    그러면서 보안 각서까지 요구했습니다.

    [동해산업연구원 직원 B]
    "연구원 내에서 일어난 일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그런 보안 서약서인데 거기에 전직원 회의 때 다 모아놓고 다 사인을 하게 시키고."

    경력 직원 1명을 채용하는데 연구원측은 왜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직원들은 지금의 원장이 내년 초로 예정된 연임을 위해 조직 장악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의심합니다.

    [환동해산업연구원 직원 C]
    "조직을 장악을 하고 그 새로운 직원은 자기가 팀장까지 진급을 시켜 준 거니까 자기 사람을 만들고 자기는 연임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원장은 채용 특혜는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억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환동해산업연구원장]
    "(채용을) 객관성과 공정성을 가지고 하는데 되려 억울하다니깐요 이런 얘기가 되는 게…"

    석사 경력 인정은 인사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변호사에 자문을 구해 적용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동해산업연구원장]
    "저는 진짜로 직원들을 위해 생각을 많이 하는데 가끔 이런 얘기 나올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직원들의 제보를 토대로 채용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인 권익위는 최근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VJ, 영상편집 :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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