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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구경만 하고 '4저자'…"솔직히 뭘 했는지"

옆에서 구경만 하고 '4저자'…"솔직히 뭘 했는지"
입력 2019-10-15 19:42 | 수정 2019-10-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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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 보신 경우가 혈연에 해당한다면 이젠 지연, 학연 부모의 온갖 연줄이 동원된 경우를 보시겠습니다.

    물론 고등학생이 제대로 연구하고 논문을 썼다면 연구 논리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지만 반대로 부모 덕에 이름만 올린 '무임승차' 고등학생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이어서 백승우 기잡니다.

    ◀ 리포트 ▶

    치아 이식에 관한 2013년 치의학 논문입니다.

    네 번째 저자인 최 모 씨는 미국의 한 사립고등학교 학생.

    다른 저자들은 모두 의사나 레지던트입니다.

    책임저자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 학생이 누군지 물었더니, 비공식 인턴프로그램을 언급합니다.

    [이OO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책임저자)]
    "치료하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는거죠. 그런 걸 '섀도잉' (그림자 구경)이라고 그러는데, 그 중에 한 학생이 이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구경하던 학생을 논문 저자로 이름까지 올려줬다는 건데, 이유가 이렇습니다.

    [이OO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책임저자)]
    "김OO 교수님이 선배시거든요. 넣으라고 그랬어요. 넣었어요. 그것밖에 모르겠습니다. (아, 이 친구 이름을 넣어라?) 네. (이 친구가 뭘 했는지는 모르시네요. 그러면?) 그렇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임저자에게 고등학생 이름을 넣으라고 한 김 모 교수는 제2저자, 이런 식의 '이름 끼워넣기'는 명백한 연구 부정입니다.

    [이OO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책임저자)]
    "(이름을) 넣으면 안 되는 거죠. 다 아시잖아요. 잘못됐다는걸 깨끗이 인정하고요. 논문을 철회하는 게 맞는데, 그렇지만 그때 당시에 상황이나 분위기가 국내 논문에 그거 하나 넣는다고 해서 아무도 신경 안 썼습니다.

    제2저자인 김 교수도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합니다.

    [김OO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제2저자)]
    "영어, 나중에 감수를 해라 그러면서 도움을 줘서 사실 이름을 넣어준 거죠. 걔 외에도 다른 애들도 좀 그랬어요. 공동으로 넣어줬죠. 그 친구들의 목적은 그거죠. 대학 들어가는데 스펙을 쌓는 건데…"

    대가를 받은 것도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김OO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제2저자)]
    "한 때, 무슨 명절 때 고기 받은 건 사실이에요. 고기 선물 받고 이런 건. 그런데 돈을 받고 이런 것은 절대 있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학생과 무슨 사이길래 이렇게 살뜰히 챙겼을까?

    김 교수에게 이 학생을 소개시켜준 건 같은 병원 의사. 이 의사가 잘 알던 병원장이 학생의 아버지였습니다.

    [고등학생 소개한 교수]
    "우리 병원, 여기에 환자를 많이 보내주시는 개원의 선생님이에요. 개원의 선생님 아들이에요. 치대 선생님 소개를 시켜줄 수 있냐고 그래서…"

    끼리끼리 뭉치는 의사들의 삐뚤어진 동료 의식 속에 무임승차 논문이 탄생한 겁니다.

    문제의 논문과 관련된 연구엔 보건복지부가 9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 남준수VJ, 영상편집: 김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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