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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논문 써드립니다"…대치동 거래가 '2백만 원'

"실험 논문 써드립니다"…대치동 거래가 '2백만 원'
입력 2019-10-15 19:45 | 수정 2019-10-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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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른바 '부모 찬스'를 쓸 수도 없고 '지인 빽'도 없다면 '돈'을 들여야 합니다.

    석박사들이 자주 찾는 어느 인터넷 공간을 보면 실험부터 글까지 백에서 2백만 원 받고 고등학생 논문을 대필한다는 글이 버젓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온라인 뿐 아니라 강남의 입시 학원가를 가도 논문 도우미 선생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학, 과학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상담을 요청하자 고등학생 수준의 연구를 도와줄 수 있다고 합니다.

    [OO학원 상담원]
    "대학 선생님까진 아니고 저희 비교과 선생님을 소개시켜줄 수 있죠. 1:1도 붙일 수 있고 다양하게…"

    탐사기획팀이 확보한 목록엔 이 학원의 소개로 쓰인 것도 있습니다.

    2013년 한국실험동물학회에 제출된 잇몸 염증 관련 학술발표문입니다.

    제2저자인 김 모 씨는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고, 1저자인 황 모 씨는 치과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나옵니다.

    황 씨를 수소문했더니 현재 치과 의사, 당시엔 대치동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말합니다.

    [황OO (당시 대치동 학원 조교)]
    "낮에는 연구실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올림피아드 선생님들 강의하는 거 어시스트(보조)를 했거든요."

    그러면서 고등학교 과학동아리 학생들의 실험을 도왔다는 겁니다.

    [황OO (당시 대치동 학원 조교)]
    "걔네들이 가져온 것(연구주제)은 너무 어려운 걸 가져왔고, 저는 이것은 안된다고 자르고 잘라서 할 수 있는 걸 찾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비 조로 학원이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았는데, 얼마인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논문으로 낼만한 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아 학부모들에게 환불한 경험도 털어놨습니다.

    [황OO (당시 대치동 학원 조교)]
    "논문이 다 실패했어요. 그 때 어머님들이 화내고 짜증내는 어머님들이 좀 계셔서… 다시 돌려드린 것도 있고… (논문을)실패했으니까 이건 계약이 안 된거죠."

    이런 식으로 학술대회 발표문을 낸 2저자 고등학생 김 씨는 현재 서울대 의대 재학 중이었습니다.

    [김OO (제2저자, 서울대 의대생)]
    "실험탐구대회 나가야 되는데 이게 막 학교 내에서도 실험을 못하고… 다같이 애들도 학원다니고 그랬었는데 저도 그 중에 하나로 간 거였어요."

    탐사기획팀은 석 달에 걸쳐 확보한 고등학생 저자 논문과 발표문 412건을 교육부에 전달했습니다.

    교육부는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광운대, 동국대, 충남대 교수 등이 쓴 논문 19편을 우선 조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지영록, 이주혁 VJ / 영상편집 : 유다혜)

    ◀ 앵커 ▶

    오늘은 고등학생 논문 저자의 전체적인 윤곽을 전해 드렸다면 내일은 아들, 딸 논문을 위해 교수들이 어떻게 상부상조하는지 대학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그 실태를 자세히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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