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윤정혜

[단독] 살아있는 유령 '행려환자'…왜 유독 부산에만?

[단독] 살아있는 유령 '행려환자'…왜 유독 부산에만?
입력 2019-10-15 20:08 | 수정 2019-10-15 20:14
재생목록
    ◀ 앵커 ▶

    전국의 정신병원 수용자 중에는 주민 번호가 뭔지, 연고가 어딘지 정확한 신원을 알수 없는 유령같은 행려 환자가 360명이 넘게 있습니다.

    대부분 10년, 20년 장기 수용자들인데 저희가 그 수용 지역을 확인해봤더니 열 명 중 6명이 부산에 집중 수용돼 있었습니다.

    이유가 뭔지, 먼저 윤정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정신요양병원.

    신원을 알 수 없는 행려병자 12명이 장기 입원해 있는 곳입니다.

    [부산 A정신요양병원 관계자]
    "(행려병자로 해운대구청에서 관리하시는 분들이 열 두 분 정도 계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네 맞아요."

    어디서 어떻게 입원한 환자들인지 물었지만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부산 A정신요양병원 관계자]
    "워낙 오래된 거고. 저희 병원에 오시기 전에 병원에 있던 자료들이 사실은 지금 없거든요."

    이렇게 신원을 알 수 없는 행려병자는 전국 정신병원 97곳에 363명.

    치료는 받아야 하는데 신원을 알 수 없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급여번호를 임의로 부여한 환자 수를 처음으로 집계해본 겁니다.

    특히 신원미상 환자 10명 중 6명은 부산 지역 40여 개 병원에 수용돼 있는데, 형제복지원 때문일 거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부산 행려병자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시기는, 형제복지원이 문을 닫았던 1987년부터 90년대 초반에 집중됐습니다.

    [부산시 관계자]
    "부랑인 시설 이런데 있던 분들이 (시설이) 폐쇄되면서 정신병원 이런 데 쪽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고, 입원 년도가 90년대 그때쯤 입원하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형제복지원 출신 환자가 몇 명인지는 조사 한 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산 서구청 관계자]
    "(병원에) 점검을 자주 가는데요 '형제복지원 사람들 얼마나 있느냐' 이런 말까지 제가 하기는 좀 그랬어요."

    부산시는 지난 7월부터 형제복지원 피해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했지만 정신병원에 수용된 피해자 조사는 시작도 전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경일/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
    "정신병원은 의료기록이라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자료 취합이 어렵기도 하고요. 정신병원 자체가 워낙 폐쇄적이라 자료 찾는데 한계가 있어서…"

    이 때문에 형제복지원 실태 조사를 맡은 동아대 연구팀은 실효성 있는 조사를 위해 중앙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 현기택, 영상편집 : 이상민)


    [연관기사]

    1. [단독] 살아있는 유령 '행려환자'…왜 유독 부산에만?

    2. 30년 만의 '국가' 사과에도…"경찰만 보면 덜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