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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고 입학 문제 봤더니…"선행 없이는 못 풀어"

영재고 입학 문제 봤더니…"선행 없이는 못 풀어"
입력 2019-10-20 20:26 | 수정 2019-10-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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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 국회의원들이 저 체육관에서 한 번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입시제도에서 자사고와 외고 등을 놓고 논란이 뜨거운데요.

    이런 고교서열화의 가장 꼭데기에 있는 또다른 학교가 바로 영재고입니다.

    그런데 영재고 합격생 중에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 70%가 넘고, 서울에선 강남지역 출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영재고의 입학시험 문제들을 분석해 봤더니, 절반 이상이 중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럼 이걸 어디서 배우는 걸까요.

    합격생 중 절반 이상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세 개 학원 출신이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

    올해 영재고등학교에 266명을 합격시켰다는 홍보물이 붙어있습니다.

    전국 8곳에 있는 영재고 정원은 800여명.

    홍보 실적으로만 보면 대치동 학원 3곳 출신이 절반 이상 합격했습니다.

    [영재고 입시학원 관계자]
    "그런 문제 소스를 받기가 어렵잖아요. 그런 문제를 누가 어떻게 제작해서 어디서 공수할거예요?"

    한 교육시민단체가 올해 전국 8개 영재고 입학 시험에 출제된 239개 수학 문제들을 분석한 결과, 중학교 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55%, 절반이 넘었습니다.

    실제 문제들을 살펴보니 '가우스 함수', '평면기하학' 공식 같은 중학교 과정엔 없는 개념들이 등장합니다.

    [고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
    "공간도형, 준정다면체, (중학교에서) 일단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아요. 정규과정을 넘어서는 내용까지 선행하거나 학습한 아이들에게 굉장히 유리한 문제로 (출제됩니다.)"

    이런 영재고 입시 문제들은 선행학습을 초등학교 저학년으로까지 끌어내리는 기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대치동 학원장(뉴스데스크 지난 4월)]
    "초등학교 4학년때 중학교 과정을 시작을 해요. 빠른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교 과정을 들어가고요."

    학원가에서는 영재고 대비에 드는 사교육비만 학생 1인당 1억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사실상 선행학습 없이는 합격이 불가능해 부유층만 가능한 사교육의 정점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영재고는 특별진흥법 적용 대상이어서 선행학습 규제도 못합니다.

    [00교육청 관계자]
    "(영재고 입시가) 선행을 어겼다고 해서, 평가를 한다거나 경고를 내린다거나 그런 조치 사항은 없어요."

    교육부는 최근 자사고, 특목고 일괄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영재고는 제외시켰습니다.

    [신경민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진짜 영재를 선발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을 강구를 해야죠.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은 영재학교는 차라리 없애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결론이…"

    교육단체들도 부유층의 전유물이 된 영재고를 폐지하고, 다른 기관들에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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