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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깨져도 '난 몰라'…14억 이용료는 '따박따박'

활주로 깨져도 '난 몰라'…14억 이용료는 '따박따박'
입력 2019-10-21 20:11 | 수정 2019-10-2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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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라북도의 유일한 공항인 군산 공항입니다.

    원래는 주한 미군의 공군 기지인데 정부가 미군과 협약을 맺어서 우리 민간 항공사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활주로 이용료는 다른 데 비해 몇 배 비싼데 정작 활주로에 문제가 생겨도 미군 측은 아무런 보상 책임이 없습니다.

    공윤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군산 공항.

    오전 제주행 항공편이 갑자기 결항됐습니다.

    낡은 활주로가 깨져 내려앉은 사실이 출발 40분 전에서야 파악된 겁니다.

    [항공사 직원]
    "지연 같은 게 없어서 타고 이륙만 준비 중이었어요."
    (승객들 항의도 심했죠?)
    "그렇죠. 갑자기 결항돼서…"

    모두 8편이 결항됐고, 하루 넘게 공항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천명 넘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항공사들도 임시 편 마련을 위해 비용을 치러야 했습니다.

    군산 공항은 원래 미8 전투비행단이 있는 주한 미 공군 기지입니다.

    활주로의 유지 보수 책임은 미군에 있고, 항공사들이 그 대가로 활주로 이용료를 냅니다.

    하지만 미군은 항공사 측에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91년 미군이 정부와 맺은 협약에 활주로 문제로 인한 피해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용료도 턱없이 비쌉니다.

    활주로 1회 착륙에 40만원 정도 다른 공항의 3배입니다.

    항공사들이 항의하자 다른 공항 이용료를 넘어서는 금액은 군산시와 전라북도가 각각 절반씩 내줍니다.

    물론 세금입니다.

    이용료는 물가 상승률 따라 자동 인상돼 지난 5년 동안 미군이 챙긴 돈은 14억 원이 넘습니다.

    이용료 전달 과정도 투명하지 않습니다.

    계좌 입금이 아니라 매달 공항공사 직원이 미군을 찾아가 직접 수표로, 현금으로 전달합니다.

    사실상의 수익 사업으로, 영리 활동을 금지한 소파 규정 위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중로/국회 국방위원]
    "우리가 공여한 땅에서 작전활동이나 전쟁에 관련된 것 외에는 어떤 수익사업을 한다든가 이런 건 전혀 안 되는 일이죠."

    이에 대해 주한미군은 활주로 사용료는 한국 정부와의 합의에 따른 것이며, 활주로 사용과 관련된 어떤 보상 책임도 미군은 지지 않는다고 합의문에 명시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는 협약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선 부처 간 협의를 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 황상욱, 영상편집 : 문철학·김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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